<김현철청문회>CNN회장 인사차 만나 - 방송영업권 관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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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현철씨는 새로운 의혹으로 불거진 미국 뉴스전문채널'CNN 밀사역'에 대해선 면담 사실은 시인했으나 나머지는 부인했다.

중앙일보가 파헤친 이 의혹의 초점은 지난해 7월 애틀랜타올림픽 참관차 미국을 방문한 현철씨가 CNN 테드 터너 회장을 극비리에 면담,CNN의 국내 방송영업 허가권을 약속했다는 것. 국민회의 김경재의원이“CNN의 국내 영업권 문제를 대통령의 아들이 외국에서 논의한 것은 국정 농단이 아니냐”고 추궁하자 현철씨는 터너 회장과의 면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영업권 문제를 논의한 일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金의원은“통역이 잘못돼 그런 것이겠지만 터너회장이'수년전에 부친이 돌아가셨는데 조의도 표시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증인을 김정일로 오해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현철씨는 웃으며“그런 사실이 있다”고 시인,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그러나 그는“당시 대통령 특사 행세를 하지 않았느냐”는 자민련 이인구의원의 거듭된 신문에는“특사역할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터너 회장과 만난건 애틀랜타 관광 도중 윤수병 CNN한국지국장이 터너 회장이 있다고 해 인사만 드리기 위해 들렀다”며 CNN의 국내 영업권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CNN 회장이 관광차원에서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는 추궁에는“내가 누구라는걸 얘기하니 만나주신 것같다”고 둘러댔다.그의 말대로라면 미국을 움직이는 인물의 하나인 유명 방송사 대표가 즉석 면담을 받아들일 만큼 대통령 아들 현철씨의 위세는'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던 듯하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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