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서 러시아 보물展 소동 - 러측 전시예정 보물 돌연 회수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워싱턴시내 한복판에서 때아닌'러시아 보물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의 7개 도시를 돌며 전시될 예정이던 러시아 로마노프왕조의 보물들을 러시아당국이 돌연 회수하겠다고 선언,미국의 전시회 주최측과 열흘 넘게 승강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지난 1월말부터 10주동안 8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워싱턴전시회를 끝마치고 텍사스 휴스턴(전시예정일 5월1일~7월20일)으로 이송되려던 러시아왕가의 보물들이 워싱턴시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시가 1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는 로마노프왕조의 보석들은 전시회가 열렸던 코코란갤러리 안에 아직 갇혀 있다.또 왕실 의상과 예술품을 실고 휴스턴으로 향하던 트럭은 러시아대사관이 차량을 동원,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1주일간 워싱턴 한복판 뉴욕애버뉴에 발이 묶여있다가 22일에야 미.러 양측의 합의에 따라 워싱턴소재 러시아대사관으로 옮겨졌다.

러시아정부의 훈령을 받은 러시아대사관은“전시회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된데다 안전성도 의문시된다”며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보물들을 본국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당국과 전시회계약을 맺은 미.러문화협력재단과 화랑들은'계약위반'이라며 보물을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며 미국정부를 내세워 러시아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사진설명>

워싱턴의 러시아대사관 구내에 발이 묶여 있는 로마노프왕가 보물 가운데

하나인'예카테리나 알렉세예브나 대공부인 초상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