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6. 인터뷰 -스탠더드텔레콤 美 연구소 에릭 힐 연구원(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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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스탠더드텔레콤 미국 연구소에는 본사에서 파견된 2명을 빼고 현지 채용된 한국계 연구원이 하나도 없다.

이 회사는 전체직원 1백여명중 연구인력이 50명이 넘는데다 미국 연구소에만 23명이 근무하고 있다.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대 수학과를 나와 인쇄회로기판(PCB)제조업체등 몇개 벤처기업을 거쳐 지난해말 스탠더드텔레콤에 입사한 홍안(

紅顔)의 미국인 에릭 힐(33.사진)도 그중 한 명.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그는 올초 연봉협상에서 자신이 아직 회사를 위해 한 일이 없다며 스스로 임금동결(?)을 선언한 전형적인 미국식 합리주의의 소유자다.

“직장을 선택하는데 회사의 크기는 중요치 않다.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고 새로운 실력을 쌓을 수 있는지 여부가 선택의 기준일 뿐이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한다는 질문에 다소 의아해하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직장관을 단순.명쾌하게 말했다.

특히 그는“대기업보다 기술집약적 벤처기업이 회사 전체의 흐름을 읽는데 유리해 엔지니어로서 기술습득에 유리하다”며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장점을 강조했다.그는 또“미국에서는 여러 회사를 거치는 것이 허물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전혀 다

른 분야의 회사들을 거치면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며 지금의 회사도 미래 첨단기술분야중 하나인 디지털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어 흥미진진하다고 덧붙였다.

그를 채용한 이 연구소 소장 방사현(房士鉉.40)박사도“점심도 샌드위치로 해결할 만큼 연구에 열성적”이라고 그를 칭찬했다.

실리콘밸리의 여느 엔지니어들처럼 그도 역시 훗날 때가 되면 직접 벤처기업을 창업,백만장자가 되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샌타클래라(미캘리포니아주)=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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