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스물 넷엔 뭘 알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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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야 학교 가자!'(KBS)와 '낭랑 18세'(KBS)가 만나면 어떤 드라마가 나올까. 궁금하다면 6일 오전 9시50분 TV를 켜 보면 답이 나온다. '상두야'의 이형민 PD 등과 '낭랑'의 김은희.윤은경 작가가 손 잡고 만드는 일요 청춘 드라마 '알게 될거야'(KBS, 연출 이형민.김형석.전창근)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나이는 스물넷 동갑이지만 성격은 삼인삼색인 세 여자친구의 연애담을 그린다. 왕자님만 기다리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하루 아침에 몰락한 공주 신세가 된 나경과 대학 때 유부남 강사와의 스캔들로 자퇴한 뒤 커플 매니저의 세계로 뛰어든 혜란,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고 사법연수원마저 1등으로 졸업한 영미가 세 주인공이다. 20대는 누가 뭐래도 사랑에 전부를 거는 시기인가. 세 주인공의 주된 고민거리도 역시 사랑이다.

여전히 공주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경은 영혼만 자유로운 동갑내기 선일과 모든 걸 다 갖춘 네 살 연상의 인우 사이에서 방황한다. 사랑하고 싶은 남자와 사랑하는 남자는 과연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어릴 때 남들 안하는 그 알량한 사랑 좀 해봤다고 사랑 따위 별 거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혜란, 그러나 막상 다섯 살이나 어린 고등학생의 애정공세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건 왜일까. 영미는 또 어떠한가. 성적은 늘 1등이었지만 사랑은 왜 이리 어려운지.

사랑하며 인생을 배워가는 스물넷의 성장통이 얼마나 또래의 공감대를 얻을지가 관건이다. 달리 내세울 만한 스타가 출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경을 맡은 아시아나 CF모델 출신 이수경과 혜란으로 나오는 레이싱걸 출신 오윤아가 그나마 좀 알려진 얼굴일 뿐 다른 출연진들은 모두 신인들이다. 남녀 주연 대부분이 지난해 공채로 뽑은 KBS 20기 탤런트다.

대사 한마디의 찻집 아가씨1이나 웨이터2에 만족할 완전 신인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드라마라 일부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청춘 스타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학교'(KBS)의 20대 버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알게 될거야'가 실패한 실험에 그치고 말지, 아니면 스타 탄생을 예고할지 지켜볼 일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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