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나에게 친한 벗" 한자박사 여중생 등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자(漢字)는 이제 친한 벗과도 같아요." 한의사를 꿈꾸는 어린 여중생이 대학생도 오르기 힘든 '한자 박사'에 등극했다. 주인공은 광주 용봉중 3학년 문나영양(15). 문양은 구랍 22일 한국교육진흥회 주관으로 한국한자실력평가원이 시행한 제38회 전국한자자격시험에서 사범급에 당당히 합격했다. 한자 사범급은 국가공인 한자실력 자격증 가운데 1급보다 높은 최고 등급으로, 5000자 정도의 한자를 알아야 합격할 수 있어 한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조차 취득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졸업논문을 대신할 만큼 능력을 인정하고, 성균관대 등 상당수 대학에서 매년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삼성그룹 등굴지의 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시험에서 가산점을 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문양은 초등 5학년때 교양한자급수인 5급에 합격한 뒤 이듬해 2급, 중1때 1급을 일사천리로 통과한 뒤 올해 3차례 고배끝에 '한자 박사'로 통하는 사범급에 올라섰다. 아버지의 직장과 학군문제로 초등학교 입학 이후 5차례나 학교를 옮기는 바람에 교우 관계와 학교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온 문양에게 한자는 단순한 공부거리가 아닌 벗이자 활력소였다.

"제게 한자는 공부 그 이상이예요. 친구와도 같은 존재죠. 등급이 올라갈수록 성취감에 학교 생활에도 자신감이 붙었구요." 고3 수험서마냥 손때 묻은 10여권의 한자책 중 문양은 유독 공자의 말씀인 논어, 그 중에서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하는 '학이(學而)편'에 애착이 크다. 대학, 중용, 맹자 등 동양의 심오한 유교철학을 담은 사서(四書)도 이미 중1, 2때 독파했다. "획수가 많아 그림이나 암호같은 한자도 반복해서 쓰고 읽고 외우다보면 어느새 정겨워진다"게 문양의 공부 비결이다. "한자를 알면 어려운 책도 쉽사리 이해된다"는 문양은 "훌륭한 한의사가 돼 어렵고 병든 이웃들을 많이 돕고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

[J-HOT]

▶ 민주당 최영희 의원 '장롱 속 금배지 두개' "배지 달고 다니면…"

▶ 빅3 이길 비밀병기…기아차 '소울'도 우리가 원조

▶ 한국인브로커, 탈북 10대 성폭행 후 '총각 각서'

▶ 모델 뺨치는 몸매로 장대에 목숨건 부산걸

▶ 박정희 괴롭히던 '이 것', 김정일도 '골치'

▶ 세 살때 송곳 가지고 놀다 실명했던 그 알고보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