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박태중.정보근 만난적 있나 없나 - 두朴씨 엇갈린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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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태중(朴泰重)씨의 22일 증언은 불과 하루전에 있었던 박경식(朴慶植)씨의 증언과 결정적인 부분에서 엇갈렸다.

박태중씨는“박경식씨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증언했다.그러나 박경식씨는“93년초 아사도에서 김현철(金賢哲)씨 소개로 박태중씨를 만났다”며“박태중씨가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며 인사도 받지 않아 큰 일을 낼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고 구체적 상황묘사까지 했다.

그러나 박태중씨는 단호하게“박경식씨와 대질을 요청한다”며 만난 사실을 부인했다.그는 이규정(李圭正.민주)의원이“박경식씨에 대해 미친사람이라고 한적 있느냐”는 신문에“그런 적이 있다”며 박경식씨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정보근(鄭譜根)한보그룹회장과의 관계에 대한 증언도 1백80도 다르다.

박태중씨가“한번도 안만났다”고 부인한 반면 박경식씨는“김현철.정보근.박태중.이성호씨가 95년 가을께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두 부분에 대한 진위는'김현철-박태중-박경식'3자간 문제여서 金씨가 박태중씨의 손을 들어줄 경우 박경식씨가 당할 수밖에 없다.

답변 태도도 아주 대조적이었다.박태중씨는 시종일관 침착하고 차분한 어조로 답변하다 고비를 맞으면“우리 가족을 모독하지 말라”는등 다부지게 저항태세를 보여 신문위원들을 움찔하게 하곤 했다.

박경식씨는 흥분한 상태로 웃음을 흘리거나 좌충우돌했다.그러나 그는 정확한 기억력을 보였고 구체적으로 정황을 묘사했다.

박경식씨는“김현철씨와 최소한 1백번은 만났다”며 金씨와 한때 가까웠던 사이를 강조했으나 박태중씨는“많은 친구들중의 하나”라고 답했다.그러나“어제 金씨와 통화해보니 金씨는 박경식씨를 열번정도 만났다더라”며 金씨 변호를 잊지 않았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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