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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은 생활 패러다임 바꾸는 혁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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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호 22면

지난해 7월 9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린 G8 확대 정상회의. 이명박 대통령이 발언대에 섰다. “기후 변화와 에너지 분야에서만큼은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얼리 무버(early mover)’가 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이 대통령의 발언은 각국 정상의 큰 호응을 얻었다. G8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에 녹색성장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이 비서관 회의 등에서 ‘더 이상 늦추면 낙오한다’며 강도 높은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영국 등 선진국 정상들은 물론 브라질 룰라 대통령까지 앞다퉈 ‘저이산화탄소 강국’으로의 도약 의지를 보인 것이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대통령의 ‘녹색성장’ 비전을 구체화하는 일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미래기획단에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미래기획위원회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해 27명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녹색성장 중심의 국가 비전을 만드는 조직이다.

미래기획단은 위원회의 실무기구로 구체적 추진 방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기획단은 김상협 비서관을 단장으로 주형환 부단장과 교육과학부 출신인 류혜숙 소프트파워팀장을 포함해 각 부처에서 파견한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 17명으로 구성했다. 주 부단장은 “미래기획위는 영국 총리 직속의 미래전략처를 모델로 만들어진 소수 정예 기구”라고 규정했다.

기획단은 녹생성장의 틀을 만들기 위해 기본 데이터 조사와 분석을 시작했다. 맥킨지 등 민간 전문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 부처 실무진이 공동 작업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한국의 현 위치, 선진국과의 격차를 분석했다. 분석은 물가·보건·환경·국가브랜드·교육·노동·금융·사회안정성 등 모두 18개 지표가 대상이었다. 동시에 미래의 트렌드를 예상하고 국민의 기대 요소를 뽑아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강점이 무엇인지 조사해 미래전략에 반영했다.

기획단은 이런 과정을 거쳐 ▶안전·신뢰·법치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 ▶국가브랜드 가치향상 ▶삶의 질 선진화 ▶유라시아-태평양시대 등 5대 핵심 어젠다를 정했다. 5대 어젠다는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공개됐다. 특히 미래를 화두로 한 ‘녹색성장론’은 기획단이 내세운 최상위 키워드였다. 주 부단장은 “녹색성장론은 에너지·환경 문제, 일자리 창출, 신성장동력 확충, 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우리 생활 자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기획단의 ‘녹색성장론’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 연평균 증가율을 1.1% 수준으로 낮춰 에너지 사용 효율을 46%가량 개선하고, 4.2%인 해외 석유·가스 등의 자주 개발 비율을 40% 수준으로 높이는 게 골자다. 또 83%에 달하는 화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60% 수준으로 낮추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비중을 크게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녹색성장 기본법’을 만들고 민간 중심의 녹색성장위원회와 기획단을 발족해 힘을 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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