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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1일 이란 원정경기 … 7연속 월드컵행 최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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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해 한국 축구의 화두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권 확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까지 6회 연속 본선에 오른 한국은 올해 7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한다.

요즘엔 본선 진출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까지 있지만 월드컵은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1930년 창설돼 18차례 열린 월드컵에서 본선에 개근한 나라는 브라질이 유일하다. 유럽에서는 잉글랜드·네덜란드·프랑스 등 전통 강호가 덜미를 잡혀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아시아에서도 각국의 실력 차가 줄어들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진출한 10개국 중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아랍에미리트(UAE)·북한과 함께 B조에 속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당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이다. 조별 리그를 치러 A,B조 1·2위 4개국이 남아공으로 직행한다. 각 조 3위는 홈 앤드 어웨이로 승부를 낸 후 승자가 오세아니아 대표와 다시 홈 앤드 어웨이로 겨뤄 남아공으로 가는 마지막 주인공을 가린다.

한국은 B조에서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북한과의 최종 예선 1차전에서 0-1로 몰리다 기성용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거둘 때만 해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하지만 UAE(4-1승)와 사우디아라비아(2-0승)를 잇따라 격파하며 조 1위(2승1무·승점 7)로 새해를 맞이했다.

대표팀은 오는 6월까지 다섯 경기를 더 치른다. 최대 고비는 2월 11일 열리는 이란과의 원정경기다. 이란을 꺾으면 승점 10으로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이란전 이후 남은 4경기 중 3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일정도 유리하다.

이란전을 대비해 대표팀은 10일부터 24일까지 제주에서 소집 훈련을 한다. 설날을 즈음해 휴식을 취한 뒤에는 28일 재소집해 두바이로 떠난다. 현지 기후와 시차에 적응하며 2월 1일 시리아, 4일 바레인과 평가전을 치르며 전력을 가다듬는다. 약 한 달간 이어지는 대표팀의 겨울 훈련은 K-리그 구단들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K-리그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베어벡 전 감독 때와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2007년 말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K-리그 구단을 찾아 다니며 협조를 요청한 허정무 감독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1승2무(승점 5)의 이란은 한국을 누르면 선두로 뛰어오를 수 있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만 4개국 대회에 참가했으며, 최근에는 스페인 전지훈련을 했다.

허 감독은 “속전속결도 좋지만 절대 서두르지는 않겠다. 이란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염두에 두면서 작전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6월 10일 UAE 원정경기를 치르고 나흘 뒤 서울에서 사우디와 맞붙는 일정을 어떻게 이겨낼지 고민 중”이라며 긴 흐름에서 본선행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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