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김영삼 대통령.이형구 특수관계 추궁 - 청문회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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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보철강은 92년 12월3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1천9백만달러(약1백50억원)의 외화대출을 받았다.14대 대선이 끝난 직후였다.산은 대출이후 다른 은행들의 대출러시가 이뤄졌다.

당시 산은총재는 이형구(李炯九)씨.국회 한보국정조사 특위는 18일 李씨를 청문회 증언대에 세웠다.특위 위원들은 당시의 산은 대출성격을 따졌다.한마디로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 총회장이 대선때 김영삼(金泳三)당시 민자당 대통령후보에게

자금지원한 대가가 아니냐는 추궁이었다.여당의원들도 YS와 李전총재의'특수관계'를 빠짐없이 짚고 넘어갔다.

신한국당 김문수(金文洙).박주천(朴柱千)의원은“증인은 금융권의 한보대출 물꼬를 튼 장본인”이라며“대선직후 외화대출을 해준 까닭은 鄭총회장이 金대통령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했기 때문 아니냐”고 물었다.

김학원(金學元)의원은“92년 12월 한보가 차입신청한 뒤 4일만에 전격적으로 대출승인한 것은 증인이 鄭총회장과 결탁해 미리 특혜대출해주기로 합의한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맹형규(孟亨奎)의원도“92년 12월 하순 鄭씨는 한보의 대출

실무자에게'산은대출이 잘 될 것이니 염려말라'고 했는데 증인과 鄭총회장이 사전에 대출약속을 한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李씨는 그러나“92년 9월 상공부가 한보철강을 대출 적격업체로 추천했고,그해 10월 한국은행도 1천9백만달러의 외화를 연말까지 대출하도록 허가했기 때문에 외화대출이 이뤄졌다”며 적법절차와 타당성을 극구 강조했다.

야당의원들은 金대통령이나 그 아들 현철(賢哲)씨의 직접적인 영향력 행사에 의심을 품었다.

국민회의 김경재(金景梓)의원은“김영삼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산은에 전화를 걸어 한보에 대출해주라고 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조순형(趙舜衡.국민회의)의원도“증인도 대선때 鄭총회장과 함께 YS를 도왔고 대선후에는 YS가 한보 뒤를 봐주라고 했을 것”“증인은 대선때부터 현철씨와 가까웠다”고 단정적으로 물었다.이양희(李良熙.자민련)의원은“증인은 대선때 鄭총회장과 가까운 김명윤(金命潤)신한국당 고문 집에서 YS와 여러번 만났다”고 주장했

다. 李씨는“사실이 아니다”로 시종일관했다.야당의원들이 간간이 호통쳤어도 李씨의 답변은 변함없었다. 〈이상일 기자〉

<사진설명>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와 이형구 전산업은행 총재가 18일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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