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월드] '피를 먹고 자라는 조직' 하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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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는 어떤 단체

앵커: 지구촌 소식을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보는 '생생월드' 코너입니다. 오늘은 최지영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주목받고 있는 단체 ‘하마스’에 대해 알려주신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이번 폭격이 ‘하마스’에 대한 전면전이라며, 목표는 이스라엘 땅에 로켓포를 쏴 대는 테러단체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체 강령에 "성전 외 해결책은 없다"

앵커: 하마스는 언제 창설된 조직입니까.

기자: 하마스는 이슬람 저항운동단체로, 아마드 야신이 1987년 말에 만들었습니다. ‘인티파다’ 즉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는 데 저항한 민중봉기 당시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던 조직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를 대신할 만한 이슬람 단체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하마스는 이슬람 수니파의 원리주의를 내세우는 조직체입니다. 하마스 강령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성스러운 전쟁, 즉 지하드 외엔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의 평화 협상을 반대하고, 무장 투쟁을 벌여 팔레스타인 땅을 되찾겠다는 것입니다.

미·일· EU·등이 테러단체로 규정

앵커: 하마스는 어떤 나라들에 의해 테러단체로 규정돼 있나요.

기자: 하마스는 정치조직과 군사조직으로 이원화돼 나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은 하마스 전체를 테러 단체로 규정합니다. 요르단에서도 금지된 단체이며, 호주와 영국은 정치 조직과 군사 조직을 분리해 군사 조직만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수니파인 이란, 그리고 해외 팔레스타인인들,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부국의 개인적인 후원자들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패' 파타당과 달리 민중에 인기몰이

앵커: 정치조직과 군사조직으로 나눠져 있다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그래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하마스를 다룰 때 골치를 앓습니다. 하마스의 정치 조직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의료 등 사회활동을 펼치면서 주민들에게 큰 인심을 얻고 있습니다. 2005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면서 일단 팔레스타인 자치기구에 의한 자치가 보장됐습니다. 팔레스타인을 대표해 이스라엘 및 서방과 평화협상을 벌이던 것은 파타당이었습니다. 이는 사망한 PLO 전 의장 아라파트를 따르던 사람들의 만든 정당입니다. 그러나 부패하고 무능력하다는 이미지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2006년 총선 승리 후 가자지구 장악

하마스는 마침내 2006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전체 132석 중 76석을 장악하는 승리를 거두게 됐죠.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테러단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의 자치 정부를 대표할 수 없다면서 하마스를 계속 부정했습니다. 그러자 이듬해 6월 하마스가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파타를 축출하고 가자 지구를 장악하는 실력 행사에 들어갔고,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봉쇄에 나섰습니다. 이에 하마스는 봉쇄를 풀라며 로켓포 공격으로 맞서게 된 것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피 먹고 자라는 조직’…이 강경할수록 입지 강화

기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정작 문제는 이스라엘이 강경으로 나올수록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에게 더욱 인기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피를 먹고 자라는 조직인 셈입니다.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후 이스라엘이 제거 목표로 삼았던 헤즈볼라가 더 강해진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앵커: 생생월드. 오늘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마스가 어떤 단체인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뉴스방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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