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불황속 중소기업 창업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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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영세 중소기업인들이 끝이 안 보이는 불황속에서 풀이 죽어있는데도 박성화(朴成華.35.전북남원시향교동)씨는 요즘 신바람이 나 있다.두달전 찻상.목공예품등을 생산하는 종업원 6명 규모의 공예사를 차렸기 때문이다.

종업원들 기술지도 하랴,판촉활동 하랴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나 남의 공장에서 종업원 생활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

불황이니 가만히 있는게 낫다는 주변의 충고를 뿌리친 朴씨.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제품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라며 과감히 사업을 시작했다.아직 성패를 판단할 수 없지만 주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

최근 불황속에서도 朴씨처럼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늘고 있다.전북도에 따르면 올 1분기중 창업 중소기업은 29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개사보다 무려 3배나 늘었다.

업종별로는 목재가구가 9개로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자동차부품과 비금속.조립금속이 각각 3개사로 나타났다.지역별로는 익산.남원시가 8개로 가장 많았고 김제 5개,군산 3개,부안 2개,정읍.완주.고창이 각각 1개사.

불황속에서도 창업 붐이 이는 것은 지역경제가 바닥권을 박차고 곧 회생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다 행정기관들이 창업민원실을 운영하는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창업관련 상담실적도 1백70건으로 지난해 1백40건보다21.4%가 증가했다.

특히 12일 도내에서 처음 열린 '창업스쿨'에도 수강생들이 몰려 창업에 대한 열기와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백20여명 예비 창업자중에는 특히 명예퇴직.감원등과 관련된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듯 30~40대의 직장인들이 많았다.

익산서 온 李모(42.익산시모현동)씨는“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불경기 속에 명예퇴직의 칼날이 언제 떨어질지 몰라 기회가 닿는대로 사업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이같은 창업스쿨이 더활성화돼 불황터널을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됐

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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