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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영화>SBS '배트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배트맨(Batman)

SBS 토.일 밤9시50분

주연:잭 니컬슨.마이클 키튼.킴 베이신저

감독:팀 버튼

천재적 영상감각의 팀 버튼이 만든 90년 최고 흥행작이나 국내에서는

참패했다.요소요소에 재미난 상황과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나 미국적

감수성과 작품의 아기자기한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평범한

코미디로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TV시리즈와 만화로 이미 잘 알려진 영화를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되살려내 영화전문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특히 현대 사회의 메마르고 비인간적인 도시생활을 빗대어 표현한

'고담'시의 모습이나 냉소적이고 비열한 이미지를 십분 발휘하는 '조커'역의

잭 니컬슨의 연기는 그 자체가 재미를 뛰어넘는 상징성이 돋보인다.

버튼은 또 미국인들에게 영원한 영웅으로 남아있는 '슈퍼맨'과는 전혀

딴판인 인물로'배트맨'을 표현해낸다.

'슈퍼맨'이 미국인들에게 무조건적인 무소불위의 영웅이라면'배트맨'은 같은

영웅이면서도 부조리한 현실을 체험하며 기성의 가치관들을 파괴해버리는

과감한 측면도 엿보인다.

전편에 배어 있는 세기말적인 암울한 이미지는 SF걸작'블레이드 러너'에

비견되며 후기산업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풍자와 해학이 뛰어난 이야기

구성과 다채로운 상징에 연결되는 대사들이 곧잘 등장해 예술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

된다.

SBS는 또'배트맨2(Batman returns)'를 13일 밤9시50분에도 특선영화로

방영한다.92년작인 2편에서도 배트맨역은 키튼이 계속 맡고 펭귄의 데니 드

비토,캣우먼의 미셸 파이퍼등이 출연해 전작과 마찬가지로 쟁쟁한 연기

자들이 젊은 감독의 표현력에 십분 활용된다.

또 전작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과감한 투자를 한'고담'시 세트의 압도적인

모습등은 오락영화산업에 기념비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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