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엔터프라이즈 최인선 감독, "허재, 개인플레이 계속땐 벤치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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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마추어때의 플레이를 고집하면 벤치에 앉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동양과의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을 앞두고도 기아의 최인선감독은 간판스타 허재(32.사진)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말을 안들으면 기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다짐은 허재의 분발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동양을 돌파,결승고지에 오르려면 허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최감독은'허재 없이'정규리그 막판 3경기를 치렀다.이정면돌파가 성공하면서 기아는 우승을 굳혔고 플레이오

프 1번시드를 차지했다.허재는 왜 벤치에서 쉬어야 했을까.

체질을 바꾼 팀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기아는 이제 더이상 허재의 얼굴만 쳐다보는 팀이 아니다.

최감독은“혼자 경기를'말아먹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허재가 자기몫에 만족하고 주어진 임무부터 착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선발 라인업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아는 강동희를 리더로 두명의 용병과 슈터 김영만이 축을 이룬다.수비전술을 선택하면 이훈재가,공격형일 때는 허재가 중용되어야 정상이다.그러나 허재가 과욕을 부리면 경기운영이 어렵다.

허재는“구단과 연봉마찰이 있어서 정신이 산란했다”고 변명했다.

허재는 리그가 끝난후 하루도 볼을 놓은 적이 없다.강동희의 MVP등극을 바라보며 느끼는 충격도 컸다.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허재의 거듭되는 다짐이지만 어떤 식으로 열심히 할지는 미지수.허재의 잠은 언제까지 계속될까.허재가 살아나면 기아는 무적이다.그러나 최감독은 건실한 팀을 더 원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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