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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97프로야구>4. 8개구단 감독 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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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야구는 감독이 팀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린다.

마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의 흥행여부를 영화감독이 책임지듯 승패에 대한 모든 것은 감독의 몫이다.

지난해는 OB 김인식,LG 이광환감독으로 대표되는'자율야구'가 몰락한 반면 해태 김응룡,쌍방울 김성근감독의'관리야구'가 빛을 발했다.

올해 우승이라는 돛을 달고 항해준비를 마친 8개 구단의 감독들은 어떤 스타일을 가지고 있을까.

해태 김응룡,삼성 백인천,쌍방울 김성근감독은 철 저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내무반장'형이다.완벽한 복종과 신임을 요구하는 스타일이다.

한국시리즈 V8의 위업을 달성한 김응룡감독은 무뚝뚝하면서 때로는 계산적인 거친 행동으로 적절하게 선수들을 자극,분발을 유도하는 용병술이 트레이드 마크다.

승부사적 기질이 강한 백인천감독은 하나에서 열까지 일일이 자신이 챙겨야만 직성이 풀리며,관리야구의 대명사인 김성근감독은 자신의 팀은 물론 상대팀 선수의 장.단점까지 머리속에 입력,데이터에 의한 야구를 구사한다.

이들은'오랜 독재는 반드시 민중봉기를 일으킨다'는 진리를 외면할 수 없듯 올해는 카리스마에서 벗어나'부드러운 남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코치들에게 권한이임은 물론 선수들의 건강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주며 친화에 주력하고 있다.백감독은 전지훈련때 선수들에게 손수 된장찌개를 끓여주기도 했다.

한화 강병철,OB 김인식감독은'포커페이스'형이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부담없는 인상을 가진 이들은 경기를 이기든 지든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다.또 선수들이 좋지 않은 자세와 실책을 하더라도 질책보다는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갖추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현대 김재박,LG 천보성,롯데 김용희감독은 40대 기수론을 앞세운'큰 형님'형이다.

권위보다 맏형으로서의 친화력을 앞세워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신세대 감독들이다.

김재박감독은 세대차 없는 편안함,김용희감독은 선수에 대한 신뢰도,천보성감독은 부담없는 대화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준다.올해는 어떤 스타일의 감독이 득세할지 자못 궁금하다. <김현승 기자>

<사진설명>

위로부터 김응룡(해태),김재박(현대),김성근(쌍방울),강병철(한화),김용희(롯데),백인천(삼성),천보성(LG),김인식(OB)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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