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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씨 밤샘조사에 입열기 시작 -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태수(鄭泰守)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조사 착수 하루를 앞둔 10일 대검찰청 주변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심재륜(沈在淪)중수부장은 이날 오후6시30분쯤 브리핑을 통해 정치인 조사방침을 발표하면서 공개 소환 배경을 거듭 역설.沈부장은“명수(名數)까지 정확히 알리는 것은 우리도 자충수에 걸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며“공명수사를 하려는

검찰의 의지가 그만큼 결연함을 알아달라”고 강조.

沈부장은“여야 중진 3명이 소환되는 것처럼 매일 2~3명씩 부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럼(33명은) 3곱하기 11일이니 11일 걸리겠네.그러나 모든 건 수사를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대답.

…검찰이 소환 대상자 33명중 의원 20명의 소속 정당별 숫자까지 밝힌 반면 나머지 13명에 대해선 내용을 밝히지 않아 추측이 무성.

沈부장은 13명중에는 전직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해준 반면 자치단체장 포함 여부는 확답 대신 적극적인 부인을 않아 사실상 시인.이어 김상희 수사기획관은“소환 대상자중 관료는 없다”고 공식 확인.

…검찰은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소환 결정을 내리기까지 상당한 고심을 했다는 후문.

沈부장은 브리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청문회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의원들을 소환하면 정치권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오해를 살 것 같고,그렇다고 청문회 뒤로 미루면'왜 빨리 수사 않느냐'고 비판할게 뻔하지 않느냐”고 말해 막판까지 고심했

음을 암시했다.

…沈부장은 일부 정치인이 소환에 불응해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빙그레 웃으며“도망가면 자기 혐의를 굳히는건데 도망가겠느냐”고 여유.

그는 이어“정태수 리스트에 언급된 33명은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조사전 단계이기 때문에 출국금지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

…이에 앞서 김상희(金相喜)수사기획관과 박상길(朴相吉)중수1과장은 김기수(金起秀)검찰총장과 沈부장실을 번갈아 드나들며 정치인 소환 일정등을 숙의.이 때문에 당초 오후6시 브리핑을 할 예정이었으나 오후6시20분으로,다시 오후6시30

분으로 두차례나 연기됐다.

…이에 앞서 검찰은 9일 서울 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에 각각 수감중인 김종국(金鍾國)전한보재정본부장과 정보근(鄭譜根)회장을 대검청사로 불러 철야 조사.검찰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전날밤 소환했던 鄭총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돌려보냈다”

고 말했지만 鄭총회장은 이틀째 대검에서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鄭총회장은 자신의 지병인 당뇨병 때문에 조사 중간중간 신문을 중단하고 1시간 가량 조사실 주변을 뛰었다고 한 검찰 수사관이 전언.그는“검정색 모자와 흰 장갑.운동화 차림의 鄭총회장은 꼿꼿하던 재판때와는 달리 철야조사가 힘에 부친

듯 진땀을 흘리며 물을 자주 찾았다”면서“鄭총회장이 입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고 귀띔.

…검찰은 10일 나사본 총무부장으로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백창현(白昌鉉)씨의 소환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검찰도 할 조치는 다하고 있다”고 볼멘소리.

한 수사관계자는“白씨에 대해 9일자로 출국금지조치를 취하는등 수사와 연계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있다”며“제발 축소수사니 팔짱만 끼고 있다느니 하는 말을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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