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마우스·mouse)의 진화=마우스는 생쥐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68년 12월 9일 미국의 발명가 더글러스 엥겔바트는 나무상자에 단추 하나, 바퀴 두 개가 달린 최초의 마우스를 만들었다. 80년대 들어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창업자는 제록스에서 시범 사용 중인 마우스를 보고 곧바로 매킨토시의 입력장치로 적용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우스를 ‘윈도’ 운영체제의 기본 입력장치로 차용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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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마우스는 변신을 거듭해 왔다. 윗면에 볼을 달아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고, 볼만 굴려도 원하는 위치로 갈 수 있는 ‘트랙볼(trackball)’ 기능이 나왔다. 패드가 필요 없는 레이저 마우스는 책상이나 바닥에서 편하게 쓸 수 있게 했다. 최근엔 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이 탑재된 블루투스 마우스로 꼬리(선) 없이 원격으로 컴퓨터를 작동할 수도 있다.
◆터치에 공간 인식으로 첨단화=키보드와 마우스가 1세대 디지털 입력장치라면 최근 주목받는 터치스크린과 3차원 공간 인식은 차세대 주자다. 터치스크린은 키보드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대신 액정화면(LCD)이나 모니터 스크린에 손을 대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특히 노트북PC에 주류 입력장치로 장착되는 추세다. HP가 지난해 터치스크린 기능을 담은 데스크톱 ‘HP 터치스마트PC’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3차원 공간의 신체 동작을 컴퓨터에 인식시키는 최첨단 입력장치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동작의 속도 변화를 감지하는 자이로(gyro) 센서나 가속도 센서를 신체에 부착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국내 항법솔루션업체인 마이크로인피니티가 최근 내놓은 모션 입력장치 ‘CruizCore·MSID(Motion Sensing & Input Devices)’가 하나의 사례다. 사용자가 손을 쥔 상태에서 손목을 좌우나 상하로 움직이면 모니터에 있는 커서가 좌우나 상하로 이동한다. 손목을 회전해 다이얼을 돌리면 ‘구글 어스’의 지구가 돌아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조일연 웨어러블컴퓨팅연구팀장은 “앞으로 광 센서나 트랙볼 센서를 넘어 모션 센서(자이로·가속도 센서)가 붙은 3차원 입력장치들이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음성과 공간 인식이 합쳐지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융합 입력장치도 나온다는 것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