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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본, 올해 16조6000억원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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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은행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연말까지 자본을 모두 16조원 정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내년 초에도 3조원의 자본을 더 늘릴 예정이다. 경기침체로 부실해진 대출이나 투자가 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은행들이 계속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은 1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14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으며, 연말까지 2조3000억원을 추가로 늘린다. 이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평균 10.86%인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은 1.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금감원은 추산했다. 은행들은 내년 초에도 증자 등을 통해 3조1000억원의 자본을 더 늘릴 계획이다.

또 정부와 한국은행은 1월 중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만들어 은행이 원할 경우 펀드 자금으로 증자를 도와주기로 했다. 자금시장의 경색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의 자체적인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만으론 BIS 비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은 2005년 말 평균 12.95%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올 들어 9월 말까지 1.4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KB금융지주 주식을 매각한 국민은행의 자본 확충 규모가 3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2조1000억원)·우리(2조원)·신한(1조8000억원)·기업(1조3000억원) 은행 순으로 자본 확충 규모가 컸다.

은행의 자본 확충 방법은 후순위채권 발행이 9조58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증자도 5조8840억원이나 됐다. 신종자본증권은 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내년부터는 이 증권의 발행 규모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신종자본증권의 발행한도를 15%에서 30%로 늘렸기 때문에 은행별로 추가 발행할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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