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97프로야구>1. 8개구단 전력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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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D-5.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97프로야구가 12일 드디어 장장 6개월 총 5백4경기의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한다.올해는 어떤 판도를 그려내며 팬들을 열광시킬 것인가.지난해 박재홍의 30-30클럽 개설에 이어 40-40클럽은 가능할까.

또 자존심을 건 8개 구단 감독들의 지략싸움은 어떤 결말을 볼까.중앙일보는 프로야구 전문가와 8개 구단 감독.야구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7일부터 각 구단의 전력평가등 프로야구 개막특집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8개의 기울어진 탑(塔)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새로운 탑을 쌓았다.

지난 시즌이 끝난뒤 혹독한 훈련과 신인 보강을 통해 쌓은 탑은 시범경기를 통해 윤곽을 나타냈고 4월12일 시즌개막을 통해 화려한 제막식을 갖는다.

어느 팀이 가장 높은 탑을 쌓았을까.

탑의 높이로만 따지면 해태.롯데.OB가 두드러진다.그러나 높이만이 전부는 아니다.이들이 쌓은 탑은 페넌트레이스가 벌어지는 장장 6개월을 버틸 수 있는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전력이 상위권이던 LG.롯데.OB가 각종 변수들이 악재로 작용,공들여 쌓은 탑이 허물어지며 하위권으로 처졌고 최하위라는 평을 들은 해태는 낮은 탑으로도 6개월을 버텨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롯데는 본지가 실시한 전력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투수진이 불안정해 높지만 크게 기울어진 탑을 만들어 언제 쓰러질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2년생 차명주의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염종석이 팔꿈치부상 전과 같은 구위를 발휘할지도 변수다.

또 양적으로 풍부한 투수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

LG도 높이는 그런대로 갖췄지만 안정도에선 떨어진다.노장 김용수.김태원.김기범이 버텨줄지 의문이고 심재학의 부상도 심상치 않다.

천보성감독의 팀 장악력도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태와 OB는 높이와 안정성을 모두 갖춘 팀.두터운 선수층에 전력누수의 가능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두팀 모두 마무리투수에 약간의 변수가 존재할 뿐이다.

현대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보강이 없어 중간 높이의 탑을 쌓았지만 변수도 없어 가장 안정된 탑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허리부상중인 이승엽이 주요 변수로 작용,안정도를 깎아 내린 반면 쌍방울은 내야수 석수철의 결장으로 수비 불안이 탑의 키를 크게 낮췄다.

전체적인 판도는 해태.OB가 2강을 이루고 안정도가 떨어지는 롯데.LG.한화.현대가 4중,삼성.쌍방울이 2약을 이룬다.

기울어질뿐 허물어지지는 않는 피사의 사탑.기울어진 8개의 탑 가운데 어느 탑이 6개월을 무사히 버틸지 최대의 관심사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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