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對英투쟁 경제테러로 전환 - 인명살상 대신 산업시설 폭파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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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격하기로 유명한 북아일랜드 가톨릭계 독립투쟁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의 투쟁노선이 점차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백화점.오피스빌딩등 대도시 중심지에 위치한 주요 건물을 폭파대상으로 삼아 대량의 인명피해를 노리던데서 벗어나 인명피해는 적으면서도 파급효과는 큰'경제목표 테러'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전에 폭발물 설치사실을 통보하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IRA는 지난 3일 경찰에 전화를 걸어 영국의 산업동맥인 M1.M5.M6 고속도로에 폭탄을 장치했다고 경고했다.이에따라 이른 아침부터 실시된 교통통제로 이들 고속도로는 대혼잡을 빚었다.

일반차량들은 물론 화물을 수송하는 대형 트럭들이 통행에 큰 지장을 받아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이곳을 통과하는 트럭들의 숫자는 하루 평균 7만7천대.영국화물수송협회는 트럭들의 통행이 한시간 지체될 때 보는 피해를 2백30만파운드(약 33억5천8백만원)로 계산했다.

경찰은 하루 종일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두개의 폭파장치와 시한폭탄 한개를 찾아냈다.버밍엄 상공회의소는 이날 사건으로 인해 물류비 부담이 15%정도 늘었을 것으로 계산하고,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대도시인 맨체스터 도심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와 맞먹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5일에는 IRA의 폭탄테러 위협으로 리버풀에서 매년 열리는 유서깊은 장애물 경마대회가 개막 한시간전에 전격 취소되기도 했다.이날 경마장에선 앤 공주를 포함해 미리 입장해 있던 관중 6만여명이 급히 빠져나오느라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런던=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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