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세율 앞당겨 큰폭 인하 - 예정치보다 최고 절반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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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부는 미국.일본등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세율 인하 일정을 당초보다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유럽연합(EU)등이 참여하는 세계반도체협의회(SC)에 창립멤버로 가입하게 됐다.

정부는 또 메모리 부문에 치우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비메모리 분야 육성을 위한 종합시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임창열(林昌烈)통상산업부 장관은 4일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세계 반도체 시장 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오는 11일 출범하는 세계반도체협의회에 창립멤버로 가입키로 했다”며“이를 위해 반도체 관세

를 조기 인하하기로 재정경제원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반도체 관세를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의 8%에서 오는 7월 6%,98년1월 4%로 내리고 99년1월 무세화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오는 7월 4%,98년1월 2%로 앞당겨 큰 폭으로 인하한 뒤

99년1월 무세화하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미국.일본이 우리나라의 SC 가입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관세율 인하 일정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바뀌는 관세율은 반도체 제품에만 적용될 뿐 반도체 장비나 재료등은 종전 관세인하 일정을 지키게 된다.

통산부 관계자는“관세율 조기 인하로 약 5천만달러의 관세수입 감소가 예상되나 수입 반도체를 쓰는 조립업계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고 SC 가입이후 다른 국가와의 협력이 강화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미.일의 요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앞으로 이들 국가가 컴퓨터.전자.정보통신등 다른 부문의 관세 인하를 더욱 거세게 요구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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