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벤처기업서 미래 도전 - 미주지역서 첫 채용박람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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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살기 편한 미국보다 가능성이 열려있는 고국의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두살때 부모를 따라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7년을 보낸뒤 미국에 정착한 미국 남가주대 全찬수(22.경영학과4)씨는 1일(현지시간) 미국 남가주대내 데이비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97 벤처기업 미주지역 채용박람회'에서 자신의 취업과

관련,고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이날 박람회장에는 2백여명이 다녀갔다.

2일 캘리포니아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도 1백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취업담당자들과 상담을 벌였다.

남가주대 경영학부내 한인경영학과학생회(KBSO)소속 학생들은 평소에도 한국기업에 대한 소식을 수시로 접하고 있지만 이날 채용박람회에도 대거 참석,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다.80여명 규모의 KBSO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회원들끼리 전자우편을 통해 취업정보를 교환하는등 조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대에도 학부와 대학원생 중심으로 2백50여명의 회원이 소속된 공대한인학생회(KESO)가 결성돼 있어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포학생과 유학생등 2백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왔다.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교포학생과 유학생등 3백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미국에서 처음 열린 국내 벤처기업 채용박람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중에는 국내 대기업에 근무경력이 있거나 미국 현지법인에 근무중인 사람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 근무경력이 있는 金태선(34)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6년전 미국으로 유학와 현재 남가주대에서 의료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金씨는“자기개발이 어렵고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화하기 어려운 대기업보다 벤처기업에

서 뜻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에 근무중인 金모(33)씨는“안정돼 있는 대기업보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이곳에서 소개받은 3~4개 벤처기업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자녀를 벤처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부모도 있었다.

캘리포니아대(버클리)공대에 재학중인 아들을 둔 정정수(鄭政秀.62)씨는“고국에서 벤처붐이 일고 있어 정보를 얻으러 왔다”며 각 기업의 부스를 돌며 취업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대체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졸업을 앞둔 학생들로 유학생과 교포학생들이 6대4 정도의 비율을 보였으며 아직 대기업 선호경향이 강했지만 처음부터 벤처기업을 택한 지원자들도 적지 않았다.또 지원동기에서도

성장성.기술개발.투자환경.임금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주최측은 분석했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디슨 金영모 상무는“기대했던 것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꽤 온 것같다”며 최종검토를 거쳐 2~3명을 채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선호출기업체 스탠더드텔레콤과 위성방송수신기 전문업체 건인등도 지원자중 연구직으로 2명정도씩을 뽑을 계획이다.

이번 행사 참가업체 관계자들은“벤처기업의 특성상 입맛에 맞는 인력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기업홍보를 강화하고 인턴십 제도를 도입하는등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한 것같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이형교 기자]

<사진설명>

미 남가주대 데이비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97 벤처기업 미주지역

채용박람회'현장에서 현지 교포학생들이 국내 벤처기업 현황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LA지사=이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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