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영향에 하키협회 울상 - 정보근 회장 구속으로 후원금 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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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숨으로 얼룩진 대회'.

97봄철전국남녀하키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성남종합운동장에 모여든 하키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보재수사의 추이에 얘기를 나누며 하키계에 짙게 드리워진 암운에 얼굴을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22일 대의원총회에서 정보근회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을때만해도'한보부도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긴 했지만“올해는 하키중흥을 이뤄내자”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85년 정태수 한보총회장이 하키협회를 맡은 이래 매년 7억~9억원의

적지않은 후원금을 내왔다.

연임결정 다음날 한보사건이 터진 뒤 정보근회장의 불구속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듯 하자 하키인들은 협회재정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최근 한보재수사로 정회장마저 구속되자 하키인들은 이제 다른 후원자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하키인들이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대한체육회규정에 따라 형이 확정되거나 사퇴,대의원총회의 불신임안 가결이 아니면 회장을 교체할 수 없기 때문.

하키인들은 12년간이나 전폭적인 후원을 해준 정회장일가에 대해 의리상 회장교체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

이번 대회 역시 사실상 재정부족으로 개최조차 어려웠으나 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2천만원을 모아 가까스로 열 수 있었다.또 처음으로 참가팀들에게 8백여만원의 참가비를 거둬야 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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