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왕의 우물’ 2곳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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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창덕궁 후원. 이곳에 자리한 연못인 부용지 주변에서 조선시대 임금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 2곳이 발굴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23일 현장 설명회를 열고 “동궐도(東闕圖·경복궁 동쪽에 있는 창덕궁, 창경궁을 담은 기록화) 상에 표시된 대로 부용지 북서쪽 모서리에서 서로 5m 거리를 두고 거의 완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어정(御井) 2곳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두 우물은 잘 다듬은 화강암으로 쌓아올린 팔각형으로 사용연대는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측은 “‘궁궐지(宮闕志·숙종의 명으로 편찬된 조선시대 궁궐도감)’ 기록과 지층, 출토 유물을 통해 볼 때 두 우물 중 지표 아래 1.5m지점에서 발견된 앞선 시기의 우물은 세조 때 판 우물 4곳 중 하나인 것으로, 그보다 서쪽 지표 밑 0.1m지점에서 발견된 다른 하나는 전란을 겪은 뒤 남은 두 우물 중 하나로 숙종 때 보수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희권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창덕궁의 궁궐 변천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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