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시어머니가 필요해 …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22일 한나라당은 미국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의 내년 초 복귀 가능성 때문에 또 시끄러웠다. 발단은 박근혜 전 대표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의 최근 언론 인터뷰였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지금 (친박계는)완전히 무장 해제되고 있는데 (이 전 의원이)들어온다면 이쪽을 또 치려고 할 것”이라며 “(우리도)‘또 전쟁이 시작되는구나’(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오씨가 들어오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입각설도 있고 국정원장설도 있고 뭔가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전 의원의 측근 사이에선 “이 전 의원의 미국 체류가 벌써 7개월을 넘겼다. 내년 초도 안 된다면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외국에 머물라는 뜻이냐”며 불쾌하다는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이 전 의원의 거취가 주목받는 것은 당내 ‘친이명박-친박근혜’ 대립 구도 때문만은 아니다. 청와대 개편과 개각을 앞두고 여권 핵심부에서 제기되는 ‘시어머니론’과도 관련 있다. “이 대통령 대신 청와대와 정부에서 질서와 군기를 잡고, 싫은 소리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시어머니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게 시어머니론의 요체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에 구심점이 없다 보니 이 대통령이 모든 일을 직접 챙기게 되고, 그 결과 대통령의 메시지가 너무 사소하고 구체적이라는 문제점이 나온다”며 “대통령 대신 궂은 일을 맡을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때의 박지원, 노무현 정부 때의 문재인 같은 인물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무현 정부 때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처럼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행정부에 포진시켜 중심을 잡으려 한 시도도 있었다.

측근들이 모두 물러난 이명박 청와대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제외하곤 측근 그룹의 진출이 전무했던 이명박 행정부에도 중심추 역할을 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시어머니론으로 표출되는 모양새다.

이 전 의원의 청와대 진출·입각설이 돌고, 친이 소장파의 수장 격인 정두언 의원의 입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반론도 만만찮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어머니론은 달리 말해 2인자를 만들자는 것인데 이는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도 맞지 않고, 과거식 정치”라고 말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내각의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이 전 의원의 국내 복귀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내년 초엔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J-HOT]

▶ 정선희 돌연 이사…故 안재환 유가족 "이럴수는 없다"

▶ 바다에 빠진 아반떼 승용차 건지니 남녀 7명이…

▶ 中서 '세계 10대 미남' 선정 된 한국 배우

▶ 두 남편 살해 후 어머니·오빠·남동생까지…

▶ 도요타 회장도 깜짝! 1억대 팔린 우리 제품

▶ 회식후 옷에 밴 담배·고기 냄새 빼는 방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