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쌀우편 배달부 - LA교포 홍순식옹 중국통해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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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북한 동포들에게 어떻게 하면 식량을 보낼 수 있을까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특히 정말로 굶주리고 있는 가난한 북한 사람들에게 식량이 제대로 전달되게끔 고심했지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홍순식(75)씨.인쇄소를 운영하는 그가 이달초 북한에 식량보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통일쌀 우편판매점'을 차려 눈길을 끌고 있다.북한에 쌀을 보내고 싶은 사람의 의뢰를 받아 국제소포 우편을 통해 북한 주민들

에게 쌀을 전달하는 업종이다.그는 쌀 전달을 위해 중국 옌볜(延邊)에도 사무실을 열었다.

배달방식은 이렇다.북한 친지의 주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우선 약 9㎏의 쌀 구입비 28달러(약 2만5천원)를 우편판매점에 전달하면 홍씨가 옌볜사무소에 북한동포 주소와 함께 돈을 송금한다.그러면 옌볜사무소에서는 이 돈으로 중국쌀을 구입해 중국 우정국을 통해 국제우편 소포로 북한 동포에게 쌀을 보내는 것이다.

홍씨가 이같은 구상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4월.평북정주 출신으로 53년 미국으로 건너간 홍씨는 당시 다니던 뉴욕의 한 교회 목사가 한국에 남겨두고 온 어머니가 전쟁통에 굶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끝에 쌀을 우편으로 보낸 것이 언뜻 떠올랐다.그래서 그는 북한에 있는 형과 누이동생도 굶주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들에게 중국을 통해 쌀과 밀가루를 보내기 시작했다.그런데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변 사람들이 “나도 좀 보내자”는 부탁이 쇄도,아예 '배달

전문점'을 차리게 된 것.

홍씨는 특히 쌀소포를 보낼 때 북한 국제우표를 동송,북한 동포가 쌀을 받았다는 확인편지를 쌀 배달을 의뢰한 당사자에게 쉽게 보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했다.

홍씨의 연락처는 Tongil Rice Mail Order Shop 6083 W Pico Blvd.Los Angeles,CA 90035,USA.전화 1-213-634-7500. [LA지사=김석하 기자]

<사진설명>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통일쌀 우편판매점'을 개설한 홍순식씨가 자신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사=이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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