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멎은 매향리 평화·레저공원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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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한국전쟁 때부터 반세기 넘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파편과 고막을 찌르는 소음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어촌이었다. 마을 앞은 미 공군 육상사격장, 인근 농섬은 전투기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됐었다. 2005년 8월 54년 만에 두 사격장은 완전 폐쇄됐다.

하지만 마을 주변 갯벌에는 아직도 불발탄이 산재해 있다. 마을 해안에서 1.2㎞ 떨어진 농섬은 그동안의 폭탄 투하와 사격으로 섬의 절반 이상이 깎여 나간 흉한 모습이다.

이런 매향리가 평화·레저마을로 변신한다. 화성시는 2013년까지 매향리사격장(쿠니사격장) 일대에 ‘평화·레저·생태공원’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원은 매향리 314번지 일대 쿠니사격장 전체 부지 2370만㎡ 중 육상과 해상 부지 97만300여㎡에 조성된다. 2018억원을 들여 2010년 착공한다. 주로 생태공원이 들어설 해상부지는 단계적으로 개발된다. 다음은 최영근 화성시장과의 일문일답.

-공원은 어떻게 꾸며지나.

“경기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기본적인 계획안을 마련했다. 현재 확정된 부지에 공원을 60% 정도 조성하고, 나머지 40%에는 레저시설을 설치하려 한다. 공원에는 폭격 훈련장 폐쇄를 기념하는 박물관과 역사관을 짓는다. 해안에 요트·갯벌체험·해양체험·숙박시설을 갖춘 해양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계획안이 확정되는 내년 초 국제설계를 공모한다. 중앙정부와 구체적인 추진 방향과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주로 육상 공원을 조성하는 이유는.

“매향리 사격장 해상 부지의 갯벌에는 산재한 불발탄과 사격 잔재물이 수두룩하다. 전투기 폭격훈련장인 농섬은 그 양을 집계할 수 없을 정도다. 아직 포탄 수거작업도 시작하지 못했다. 갯벌과 토지오염도 심각하다. 한·미 양국이 이 일대 환경치유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하겠다.”

-사업비 조달 방법은.

“토지매입비 1167억원와 공사비 851억원이다. 국방부 등 중앙정부로부터 50%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사격장 폐쇄 직후 정부와 경기도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일부 시설은 민간자본을 유치한다.”

매향리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마을에는 700여 가구 3200여 명이 산다. 사격장이 완전 폐쇄된 뒤 110여 가구 500명이 늘어났다. 전만규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평화공원 조성으로 매향리가 ‘전쟁과 파괴의 마을’이 아닌 ‘평화마을’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매향리 사격 훈련장=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매향리 농섬과 인근 해상에 조성됐다. 토·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미군 전투기 40~50대가 하루 200여 차례에 걸쳐 폭탄 투하와 기총 사격 등 훈련을 해 왔다. 소음 피해가 크자 주민들은 88년 대책위를 구성하고 훈련장 폐쇄를 주장해 왔다. 한·미 양국은 2003년 11월 ‘매향리 사격장 관리임무 전환 및 폐쇄에 관한 한·미 간 이행협약’을 맺고 2005년 8월 사격장을 완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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