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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참정권 획득이 우리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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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여성들이 참정권을 갖게 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2004 서울 세계여성지도자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7일 방한한 히사 사드 알사바(54) 쿠웨이트 공주. 사드 알압둘라 알사바 왕세자의 딸인 그는 쿠웨이트 여성운동의 가장 큰 과제로 '참정권 획득'을 꼽았다.

쿠웨이트 선거법은 21세 이상의 쿠웨이트 남성과 귀화한 지 20년이 지난 남성에게만 투표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남녀 모두에게 투표권을 허용한 쿠웨이트 헌법에도 위배되는 조항이다.

쿠웨이트 여성들은 1963년 첫 의회 선거가 실시된 이래 참정권을 얻기 위한 투쟁해 왔지만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히사 공주는 "쿠웨이트 정부가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지만 의회에서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회를 설득하고 압박하기 위해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의원 개개인을 만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사 공주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와 마찬가지로 쿠웨이트에서도 허용되는 일부다처제에 대해 "실제 그런 형태의 가족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요즘 젊은 여성들이 각 가정에서 일부다처제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쿠웨이트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아랍권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정보를 주고받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사 공주는 현재 아랍여성경제인협회 회장직과 함께 우리나라 여성부에 해당하는 쿠웨이트 여성위원회의 부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장관급인 여성위원회 회장은 그의 어머니인 왕세자비가 맡고 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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