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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수 부담스러워 국내 영어마을로 눈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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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 06면

경기도 과천의 주부 박영미(38)씨는 최근 초등학교 4학년생 아들을 위한 겨울방학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조카와 함께 아들을 필리핀 영어캠프에 보내려 했는데, 환율이 치솟고 경기가 나빠지자 고심 끝에 행선지를 안산영어마을로 바꾼 것이다. 박씨는 “필리핀은 비용이 미국이나 호주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국내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다”면서 “이전 같으면 그래도 보냈을지 모르지만 이런 불경기엔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들이 개설한 국내 캠프도 있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이 좀 더 싸고 믿음이 간다”며 “프로그램도 나름대로 알찬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캠프 줄고

자녀에 대한 투자만큼은 아낌없는 한국 부모들. 그러나 뒤숭숭한 경제 분위기는 이마저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겨울방학을 앞두고 북적대던 방학 캠프 시장이 올해는 조용하기만 하다. 기업들이 홍보용으로 직접 개설하거나 후원하는 캠프도 크게 줄었다.

캠프단체협의회 캠프나라의 김병진 사무국장은 “10~11월에 초등학생 부모 1만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겨울방학 캠프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응답자가 60% 넘었다”며 “그러나 12월 중순 현재 주요 업체들의 캠프 참가자 모집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가계 경제에 부담을 느낀 학부모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저가의 캠프 여러 곳에 보내던 학부모들도 ‘제대로 된 한두 곳만 보내자’는 생각으로 캠프 수를 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2박3일짜리 국내 캠프의 평균 참가비는 25만원 정도.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항공료와 체재비를 달러 등 현지 통화로 계산하는 해외영어캠프는 참가비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10%가량 비싸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3000여 곳에 이르던 해외 영어캠프 운영 업체들이 올해 약 2000곳으로 30% 이상 줄었다.

반면 애초 소수 정예를 대상으로 해 왔던 리더십 캠프는 영어 캠프에 비해 영향을 덜 받고 있다.

대개 3박4일 기준으로 60만~8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별로 줄지 않았다. 국내외 영어연수와 리더십 캠프 프로그램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 YBM 에듀케이션의 홍보 담당 차경심씨는 “국내 영어연수나 리더십 캠프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신청자가 조금 줄어든 수준”이라며 “다만 영어와 리더십 캠프를 함께 보내던 가정의 경우 올해는 영어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실속 있고 믿을 만한 캠프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지자체나 청소년수련관·복지관 등의 홈페이지를 잘 살펴보면 알찬 내용의 저렴한 캠프들이 더러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서울특별시생활체육협의회가 시내 중·고생 150명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접수하고 있는 2박3일 스키캠프는 참가비가 5만원에 불과하다. 학생 대 강사 비율도 10:1 정도로, 20만~30만원짜리 민간업체의 캠프와 비슷한 수준이다. 캠프나라의 인터넷 카페(cafe.naver.com/campnara.cafe)에 들어가보면 어머니기자단과 회원 1만여 명이 주고받는 알찬 정보들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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