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공원에서 동물가족을 돌보는 사육계장 김성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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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동물을 구경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쌓였던 피곤이 눈녹듯 풀립니다.”

대구 달성공원에서 13년동안 동물가족을 돌보고 있는 김성길(金城吉.56.수의사)사육계장은 요즘 봄맞이 준비에 하루해가 짧다.

19일 오전 동물들을 둘러보던 金씨는 최근 원숭이우리에서 서로 텃세를 부리다 패싸움을 벌여 다리를 다친'히말라야원숭이'의 붕대를 풀면서 수술부위가 잘 아물어 다행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는 사자.불곰.오소리.너구리.꽃사슴등 32종 80마리와 조류.어류등 모두 97종 1천마리의 관리책임자.

그는 요즘 하루종일 동물우리를 돌면서 제대로 먹지않는 동물이나 활동이 둔해진 새들을 보호실로 옮겨 아픈 곳이 없는지 살펴 주사도 놓고 약도 먹인다.

“물개는 피부염에 약해 항상 깨끗한 물을 공급해줍니다.겨울동안 실내에 가둬두었던 얼룩말.타조.코끼리등에 최근 많은 운동을 시키고 있죠.”

이런 그도 지난 90년10월 어느날의 일은 잊지 못한다.2백50㎏짜리 불곰 두마리가 먹이를 주고 돌아서는 자신과 사육사 2명을 마구 물어 그중 한명이 숨진 사건이다.

金씨는“공무원생활을 마칠때까지 동물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달성공원에는 동물가족뿐만 아니라 목련.개나리.산수유도 활짝 피어 가족들이 손잡고 오면 대환영”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구=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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