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의모험기업>2.새롬기술(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치고'새롬기술'은 몰라도'팩스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만큼 유명한 제품.

팩스맨은 기술력 하나를 밑천으로 벤처기업 대열에 뛰어든 새롬기술(대표 吳尙洙.32)이 창립 6개월만인 94년초 내놓은 통신용 소프트웨어다.지금까지 2백만개가 팔려나간 이 제품은 전용 팩시밀리 없이도 PC로 팩스를 주고받을 수 있도

록 한 획기적인 소프트웨어로 지금도 월 8만개 정도가 팔리고 있다.

그러나 그당시 이같은 대성공을 예감한 사람은 吳사장과 3명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동기생이자 창업멤버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창업상담차 찾아갔던 대학 은사와 선후배들의'승산 없음'이라는 평가를 뒤로 하고 의기투합한 이들 4명이

서울역삼동 15평 오피스텔에서 93년7월 자본금 1억원의 새롬기술을 탄생시켰다.

吳사장은 사무실에서,나머지 3명은 대전의 학교에서 밤을 새우며 개발에 매달린 결과'팩스맨'이 태어났던 것.지금은 이 제품과 10여개의 신제품에 힘입어 자본금 8억원과 서울학동 네거리에 3백40평 규모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

가 됐다.매출도 94년 첫해 4억5천만원,95년 20억원,지난해 50억원,올해는 1백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되는 네트워크사회에서는 통신용 소프트웨어시장이 급속도록 확산될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 吳사장의 창업동기이자 오늘의 새롬기술이 있게 된 배경이다.

이후 새롬기술은 PC자동응답기'보이스맨',삐삐 호출기'페이저맨',화상통신용'텔레맨',기업용 팩스송수신 시스템'팩스서버'등의 신제품들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종합통신소프트웨어 업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에는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화 촉진기금 지원대상 업체로 선정돼 1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것을 비롯해 대표적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올해 약 8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정부도 공인한 셈이다.

새롬은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미 실리콘밸리에 이미 연구전담법인을 지난해 설립했다.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 감각과 기술개발력은 인터넷 전문업체 미국 넷스케이프와 견줄만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가다.

이달 들어 PC통신에 올려 평가를 받고 있는 PC통신 전용 소프트웨어'데이터맨프로'도 PC통신인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공개 10여일만에 5천여명이 내려받아(다운로드)갔다.무료 공개 소프트웨어 내려받기 신기록을 연일 경신하는

중이다.일반인들에게는 무료로 공개하고 PC제조업체에는 끼워팔기(번들)전략의 일환이다.대중의 요구를 파악,적기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술및 예측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그러나“여느 벤처기업과 마찬가지로 창업의 첫 삽을 뜰 때나 지금이나 가시밭길의 연속”이라고 吳사장은 회고한다.첫 야심작인 팩스맨을 들고 하드웨어 업체를 찾아갔지만 선뜻 받아주지 않아 사업을 포기하려고 했던 때가 수십번이었고 사운을

걸 수밖에 없었던 12억원이라는 거액을 쏟아부은 팩스서버 개발이 1년여동안 지연될 때는'피를 말리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팩스서버는 지난해 개발완료돼 또 하나의 히트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롬기술은 올 하반기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장외등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방주 기자〉

<사진설명>

창립 3년여만에 국내 통신소프트웨어 부문의 강자로 떠오른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가운데 모니터에 손얹은 사람)과 직원들. 〈박순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