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시카고에 있는 도지 르네상스 아카데미에서 초등학생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그들이 1년6개월 내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에서 둘째)이 16일(현지시간) 시카고의 도지 르네상스 아카데미에서 초등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넷째는 16일 차기 교육장관으로 지명된 아니 덩컨 시카고 교육감이다. [시카고 AP=연합뉴스]
이날 오바마 당선인은 아니 덩컨 시카고 교육감을 차기 교육장관 내정자로 발표한 뒤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덩컨 내정자와 함께 이 학교를 방문했다. 1~4학년 초등학생 12명은 교내 도서관 안의 카펫 위에 앉아 오바마에게 질문하기 위해 앞다퉈 손을 들었다.
한 학생은 “노인들에게 왜 무료로 버스를 타게 하지 않나요”라고 물어봤다. 오바마는 “힘들어서 돈을 벌 수 없는 노인들을 도와주는 일은 중요하다”며 “노인들이 무일푼이 되지 않게 하는 사회 제도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학생이 “킹 목사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대통령 아저씬 무엇을 할 수 있어요”라고 묻자 오바마는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타인을 존경하고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이 바로 킹 목사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희도 알다시피 킹 목사는 너희들이 지금 어디 있든지 간에 너희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셨단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이 “백악관에는 방이 네 개밖에 없다고 들었는데요”라고 묻자 오바마는 “백악관은 무지 넓다”며 “방도 네 개보다 훨씬 더 많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에선 내 사무실도 따로 있는데 이 집무실이 오벌(타원형)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오벌 오피스’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에 살면 시카고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자주 이곳에 와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키울 애완견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말해줬다. 그는 “말리아와 사샤 두 딸이 강아지를 사달라고 수년간 졸랐다”며 “애완견을 백악관에 데려가면 두 딸이 애완견을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완견을 기르겠다는 것은 단지 먹이를 주고 산책하는 것뿐 아니라 개 분비물도 치우고 마음으로 돌보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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