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명품 의류도 잇단‘땡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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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비싼 브랜드라던데….”

15일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 한 중년 여성이 5만원짜리 노란색 주름 블라우스를 거울에 비춰보며 중얼거렸다. 판매 직원은 “올가을에 백화점에서 20만원대에 팔리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부터 열린 이 행사장에 나온 옷은 프랑스 브랜드 ‘까사렐’과 ‘베이비제인 까사렐’, 이탈리아 브랜드 ‘아이스버그’의 제품들. 모두 명품으로 꼽히는 브랜드지만 5만원대 니트, 11만원대 코트같이 싼 제품이 눈에 띄었다. 정상가보다 50~80% 싼 가격이다.

수입 명품 의류까지 눈물의 세일에 들어갔다. 자금 압박이나 소비 위축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의류 회사가 늘고 있어서다. 이미 ‘막스마라’ ‘미소니’ 같은 고가 브랜드가 매장을 축소하는 등 일부 브랜드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백화점 사업을 접는 수입 브랜드가 크게 늘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까사렐·아이스버그가 ‘땡처리’에 나선 건 이 브랜드들을 수입하던 회사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의류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까사렐의 세컨드 브랜드 베이비제인까사렐은 불과 4개월 전에 런칭한 신규 브랜드라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금 지원을 약속한 회사가 9월에 금융위기를 이유로 약속을 철회하며 자금 압박에 빠졌다. 브랜드를 매각하려 노력해봤지만 경기 때문에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명 수입 브랜드도 잇따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백화점 매장을 닫기로 했다. FnC코오롱은 수입 매스티지 브랜드 ‘크리스찬라크르와 옴므’의 라이선스 계약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백화점 11곳과 직영 2개 매장은 겨울을 끝으로 철수한다. 패션업체 극동이 전개하던 ‘피에르가르뎅 캐주얼’도 44개의 백화점 매장을 이번 계절을 끝으로 정리한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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