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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할리우드, 겨우 저 정도…"

중앙일보

입력

▶ 홍콩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혁과 전지현

지난 26일 홍콩 공항을 마비시킨 '아시아의 스타' 전지현(23)과 장혁(28)이 '설화'에 휘말렸다. 두 사람이 최근 한 영화잡지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 본의와는 달리 영화인들 사이에서 '건방지다' '철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멜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아이필름, 곽재용 감독)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한 영화잡지와 공동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이 중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을 표현한 부분이 한편으로는 대단히 건방지게 비춰졌다.

문제가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할리우드 B급 영화에 출연하고는 '나 할리우드 다녀왔어요!' 이런 식의 생색은 내고 싶지 않아요. 지금 아시아권의 영화들이 정말 발전하고 있잖아요. (중략) 물론 할리우드, 갈 수도 있죠. 가고도 싶고요. 하지만 여기서 훨씬 잘 할 수 있다면, 굳이 기회를 만들어서 가고 싶지는 않아요.'(장혁)

'(중략) 근데 정말 할리우드 영화, 너무 아니예요. 저런 최고의 캐스팅에 저런 기술력으로 저 정도의 영화밖에 못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이 찍듯이 영화를 찍어내는 할리우드 시장에서 다른 좋은 외국 영화가 낄 틈이 없더라고요. 세상에는 참 좋은 영화들이 많은데 그런 영화를 볼 기회가 없는 미국 사람들이 불쌍했어요.'(전지현)

두 사람 다 한국영화에 대한 높은 자긍심을 표현한 것일 터.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가 홍콩으로부터 전액 투자를 받고, 한국영화 최초로 해외 월드프리미어를 개최하는 등 각종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더욱 자랑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아직 '어린' 두 사람이 너무 하늘에 붕 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특히 '할리우드 B급 영화에 출연하고는~'이라는 말은 심했다는 지적이다.

한 영화인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선배들을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의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이 멘트만 보면 불쾌해 할 사람들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는 전체적으로 매우 허심탄회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의 이러한 당돌한 표현도 부담없이 나온 듯하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아직 연기나 영화를 논하기엔 부족한 두 사람이 너무 앞서간 듯하다"고 일침했다.

일간스포츠=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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