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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와 폐가 무슨 상관 있나?

중앙일보

입력

종민(11)군이 아토피를 앓기 시작한 것은 생후 5개월부터다. 피부가 이유 없이 거뭇거뭇해지더니 가려움증이 심해졌다. 참다못해 박박 긁은 부위에선 진물이 났다. 피부가 악어가죽처럼 딱딱해졌다.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는 장순정(30)씨는 자주 목이 붓고 두통이 심했다. 평소 코 주위가 가렵고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콧물이 나오곤 했다. 병원 진료 결과 비염이었다.

이남진(35)씨는 가슴이 답답하고 마른 기침을 자주 했다. 목에 뭔가 걸린 듯 답답하고 코가 막히고 숨을 쉬기 곤란할 때도 있다. 감기 초기 증세와 비슷해 약을 먹었지만 낫지 않았다. 천식이란 진단을 받았다.

편강한의원의 서효석 원장은 “흔히 아토피는 피부의 병, 비염과 천식은 호흡기의 병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은 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피·비염·천식은 한 뿌리 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2007년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환경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 인구의 14%(665만 명)에 달했다. 특히 아토피성 질환은 서울 지역 6세 이하 어린이의 절반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보호하는 일 외에 피부의 주요 기능은 호흡이다. 코로 하는 호흡 95% 외에 5%의 호흡이 피부를 통해 이뤄진다. 피부가 ‘작은 호흡기’로 불리는 이유다. 따라서 피부는 호흡을 주관하는 폐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폐가 약해 피부의 땀구멍과 털구멍이 닫히면 노폐물과 독소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피부 밑에 쌓인다. 이는 열독으로 변해 아토피로 나타난다. 성인에 비해 어린이 아토피가 심한 이유는 털구멍과 땀구멍이 작아 노폐물에 쉽게 구멍이 막히기 때문이다. 아토피는 폐 기능을 극대화해 이처럼 닫힌 털구멍과 땀구멍을 열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비염이나 천식 또한 호흡기 질환으로 이를 관장하는 폐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 폐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출발점이다.

폐 기능을 떨어뜨리는 주범
‘열 받는다’는 말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실제로 몸에 열이 생긴다. 열은 위로 올라가 머리로 빠져나가는데 도중에 심장과 폐를 지난다. 이때 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벌집 모양의 폐포에 열이 자리를 잡는다. 이것을 ‘적열’이라고 한다.
적열은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 흡연의 가장 큰 피해자도 폐다. 타르라는 성분이 폐의 표면에 달라붙어 세포를 기형으로 변화시키고 폐암이라는 무시무시한 암 덩어리를 만든다. 대기오염·피로도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지친 폐, 청소 필요
폐를 강화하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운동, 그 중에서도 등산이 으뜸이다. 서 원장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는 폐의 17%만 사용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산에 오르면 폐의 전체를 활용하게 된다는 것. 등산으로 땀을 흘리면 피부 밑의 노폐물도 빠져나와 폐는 최적의 상태가 된다.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도 실내보다는 공기가 맑은 곳에서 해야 폐 건강에 이롭다.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하고 땀을 충분히 내야 효과가 크다. 천식 환자에겐 수영이 적합하다. 중국의 유명 의서인 ‘황제내경’을 바탕으로 만든 ‘편강탕’도 폐의 기능을 높여준다. 이는 사상·금은화·질경·사삼 등이 농축된 한방증류탕으로 한약 특유의 쓴맛과 냄새가 없다. 서 원장은 “아토피는 최소 6개월, 비염과 천식은 3개월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도움말= 편강한의원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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