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카드, 카드社 엔 매출 0.8% 납부에 묶여 수지악화 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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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항공회사 마일리지 신용카드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항공회사에는 연간 1백억원이상을 벌어다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반면 신용카드회사로서는 여간 애물단지가 아니다.카드회원이 사용한 금액의 0.8%를 항공회사에 매월 지급해야 하는

부담때문이다.다른 제휴카드의 0.1%에 비해 너무 높다고 하소연하지만 계약에 묶여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마일리지 신용카드는 신용카드와 똑같은 기능을 가지면서 카드사용금액 1천원당 1마일을 계산,일정거리(1만마일)이상이 쌓이면 무료항공권을 주는 제휴카드다.95년4월 첫선을 보이자마자 비행기를 공짜로 탈 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1백만명이상의 회원을 단숨에 끌어들였다(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신용카드 98만명,아시아나항공 ABC보너스클럽 신용카드 30만명).초기에는 항공회사.카드회사 모두 마일리지 신용카드를 고안해낸'머리'의 위력을 찬양하기에 바빴을 것이다.항공회사로서는

'공돈'재미를 만끽했다.지난해 대한항공은 1백억원이상,아시아나는 30억원정도를 신용카드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카드회사도 회원이 하루아침에 산처럼 불어나자 처음에는 신이 났다.연회비가 다른 카드보다 1만원이 비싸다보니 회비수입도 짭짤했다.하지만 기쁨은 이내 시름으로 바뀌었다.마일리지 비용부담이 경영수지에 압박을 줬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삼성카드가 반기(反旗)를 들었다.아시아나에 비용지급을 거부하는'폭탄선언'을 한 것이다.몇달뒤 삼성카드가 입장을 바꿔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항공회사와 신용카드회사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마일리지 신용카드가 회원에게도 생각처럼 만만한 조건은 아니다.연회비가 1만원이 비싸면서도 인센티브는 고작 0.8%다.자동차카드의 2~9%에 비해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마일리지는 1년에 1백만원을 카드로 쓰면 1천마일(1천원=1마일)이 쌓인다.이런 식으로 10년간 1천만원을 써야 1만마일이 되고,서울~제주 왕복표를 받을 수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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