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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한마당>제주 물속비경 작품 전시 - 6월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5년여 제주의 바닷속 비경(비景)을 렌즈에 담아온 기록들.

하지만 주인이 없어 방 구석 한켠을 지키고 있던 그 기록들이 쉴 곳을 찾았다.

2년전 암투병끝에 숨진 제주의 수중사진작가 고 이성환(李成桓.당시 40세)씨가 남겨놓은 슬라이드필름등 유작 2천5백80점이 李씨의 동생 성예(成乂.40.한국병원 수간호사)씨 손에 의해 최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달됐다.

李씨는 단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90년부터 서귀포시 ㈜대국해저관광에서 근무하면서 수중사진작업을 벌여 92년과 94년 사이 한국수중촬영대회 대상,세계수중사진대회 은상등을 수상한 작가.

하지만 95년3월 간암판정을 받은 직후 숨져 동료작가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겨주고 떠나갔다.

기증된 자료들은 李씨가 90년부터 5년여간 스킨스쿠버 장비와 수중사진기를 짊어지고 바다로 뛰어들어 제주연안의 생태와 어족,해저비경등을 직접 촬영한 작품들이다.

이속에는 쓰레기더미로 얼룩진 서귀포부근 해저의 실태를 촬영한 환경고발성 작품,국내 어류도감에도 나오지 않는 미확인.미기록어족 30여종의 영상등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 많이 포함돼 있다.

박물관측은 고인의 유작에 대한 분류작업에 착수,6월중 李씨의 특별유작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李씨의 동생 성예씨는“고생끝에 남겨놓은 오빠의 기록이 사장되는 것같아 제주자연의 주인인 제주인의 품으로 모든 기록들을 되돌려주기 위해 박물관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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