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포기조건 대표 권유에 갈등 - 최형우 고문 최근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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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대병원측은 12일 최형우(崔炯佑)고문의 발병이“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崔고문의 주량(酒量)은 맥주 한두잔 정도며 날마다 북한산 새벽등산을 하는등 건강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써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그러나

한보사태 이후 崔고문의 행적은 과로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한보사태가 터진 이래 민주계는 정치권 안팎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집중 질타를 받았다.崔고문은 민주계 좌장으로서 이같은 상황에 민주계의 진로와 자신의

행보를 둘러싸고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어왔다.

민주계 내부의 마찰도 그를 괴롭히는 요인이었다.崔고문은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날 밤에도“김덕룡(金德龍).서석재(徐錫宰)의원이 만나서 얘기할 때와 뒤돌아서 얘기할 때가 다르다”며 민주계 내부의 불협화를 고민했다는 측근의 전언이다.또

기자에게 민주화 운동 당시를 회고한 뒤“5,6공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해 현 상황을 못마땅해 하기도 했다.

그는 한보사태후 서석재.김덕룡의원등 민주계 핵심들과는 1주일에 한두차례씩 만나 대책을 논의했고 당내 의원들과도 날마다 만났다.

이달 들어서만도 이홍구(李洪九)대표.권익현(權翊鉉)의원등 중진의원들과 연쇄 회동했다.이런 강행군 속에 최근 10여일 동안은 불면증에 시달렸고 새벽마다 해온 등산도 뜸했다.11일 오전9시쯤 뇌졸중으로 쓰러진 곳도 徐.金의원과 조찬회

동을 갖던 서울시내 모호텔이었다.崔고문은 최근 며칠간'대선에 나서는 것은 포기하고 대표로서 당을 관리하는게 좋겠다'는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몹시 고민해왔다.

지난 8일 부산에 머물고 있을 때 김무성(金武星)의원으로부터 이같은 대통령의 전갈을 받은 崔고문은“꼬리 달린(대선주자이기를 포기한다는 조건부) 대표를 왜 맡아야 하느냐”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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