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長.차관인사.의원공천.黨대표 人選등 국정전반 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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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가 정부산하단체 인사뿐만 아니라 장.차관,국회의원 공천,당대표 인선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광범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특히 지난해 4.11 총선 공천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13일“현철씨가 대통령에게'15대 공천에서 물갈이를 해 문민정부의 참신성과 개혁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뒤 측근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공천후보를 검토했다”고 말했다.그는 또“현철씨는 선거가 있기

한해 전인 94년 가을 청와대내에 있던 이성헌(李性憲).김영춘(金榮春)정무비서관등에게 출마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李.金씨는 92년 대선 당시 현철씨 휘하의 비선(비線)조직인 언론대책반 소속이었으며 4.11총선에 신한국당

공천으로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관련기사 2,3,4,22,23면〉

현철씨는 또 탤런트 이덕화(李德華)씨등 영입대상 인사들과 개별 접촉,공천의사를 타진한 뒤 지원을 약속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그 자신도 부산지역에서 출마하기 위해 은밀히 정부기관을 통해 여론조사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95년

민자당대표 임명과정에서도 이춘구(李春九)의원 대신 정원식(鄭元植)전국무총리를 발탁해야한다고 건의했다고 여권 핵심이 전했다.현철씨는 김종필(金鍾泌)당시 민자당대표의 축출에도 깊이 관련된 것으로 안다고 복수의 신한국당의원이 증언했다.

그는 95년 2월 지자제 연기검토와 관련한 파문을 일으킨 정형근(鄭亨根.현 신한국당의원)안기부제1차장의 면직과 관련,“金대통령에게'그런 식으로 모두가 팽(烹)당하면 누가 선거를 치르겠느냐'며 鄭씨의 해임재고를 건의,金대통령이 鄭씨

해임결재를 며칠간 미룬 일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또다른 소식통은“지난 94년말 개각과정에서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박재윤(朴在潤)통산부장관,김덕(金悳)통일부총리,김무성(金武星)내무차관 임명등에 현철씨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말

했다.P씨는 최근까지 정부 요직에 있었던 대표적 현철씨 인맥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현철씨의 인사개입에 대해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우리가 추천하면 뭐하나.다른데서 다 하는데…”라며 낙담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김교준.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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