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보이 경제특구, 한국이 모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92호 12면

살리흐바예프 우즈벡 외교 차관

8세기 고구려 유민인 고선지 당(唐)나라 장군이 종이를 전해준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주쯤 되는 유서 깊은 도시다. 안바르 살리흐바예프 우즈베키스탄 외교부 차관도 그곳 출신이다. 고선지와 사마르칸트지의 인연을 전한 중앙SUNDAY 11월 30일자 신문을 전하자 기뻐했다. 학자 출신이라 그런지 여느 외교관과 달리 설명이 자세했다.

투자 유치 위해 날아온 중앙아시아의 두 관리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우리는 이런 관계를 아무나 하고 맺지 않는다. 풍부한 우리의 자원을 모든 나라에 주지도 않는다. 정말 특별한 나라에만 주는데 이런 드문 케이스 중 하나가 한국이다. 이후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다. 2008년 2월에는 카리모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왔었다. 단지 축하하러 온 게 아니다. 16억 달러 규모의 여러 투자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에 온 우즈베키스탄 대표단의 마주토프 석유공사 1부사장도 몇가지 계약을 했다. 서류만의 동반자 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동반자로 양국이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자원 부국이다. 돈이 많을 텐데 한국의 투자가 왜 필요한가.
“우리나라엔 석유와 가스가 풍부하지만 바다도 없고 한국만큼 금융자원도 없다. 그래서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에겐 인력 자원이 풍부하고 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있지만 부가가치를 더 높이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많은 분야에서 한국의 경험과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동등한 기반 위에서 한국과 뚜렷한 동반자 관계를 이루고 싶다.”

-그러나 실제론 중국과 더 가깝지 않나.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다. 현재도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한 다자관계와 별도의 양자관계가 활발히 발전하는 편이다. 무역은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아주 적극적이어서 앞으로도 더 발전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사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과 더 협력을 잘 하고 있다.”

-일본과는 어떤가.
“이스즈 버스가 사마르칸트에서 생산되고, 일본 정부도 환경보호·교육 분야에 여러 지원을 한다. 그러나 일본 기업은 한국이나 중국 기업보다 소극적인 편이다.”

-최근 카리모프 대통령은 나보이시를 특별공업경제구역(특구)으로 설정했다. 소개해 달라.
“나보이주의 주도인 나보이시에 건설되는 특구는 화학·광업을 위주로 한다. 이 시에는 철강 콤비나트, 시멘트 공장, 화력발전소도 있다. 물류 운송과 경유지로서의 잠재력도 있다. 나보이 특구 북쪽엔 부하라, 남에는 사마르칸트가 있다. 이를 축으로 관광 분야도 발전시킨다. 또 특구에서 3㎞쯤 되는 곳에 국제 물류센터를 목표로 국제공항을 건설 중인데 8월 27일 대한항공 취항이 시작됐다. 4300m의 긴 활주로를 만드는 것은 세계적 허브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나보이 공항은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물류를 담당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이 특구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은가.
“이 특구는 한국을 벤치마킹했다. 한국 모델을 따라 할 것이다. 공항 운영권도 한국 항공사가 맡는다. 이번 포럼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표가 나보이 특구를 발표한 것도 한국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것이다.”

-어찌 됐든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가 없어야 그런 것들이 가능하지 않겠나.
“우즈베키스탄은 금융위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금융제도가 미국·유럽과 크게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면화 가격과 비금속 가격이 떨어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목화밭 면적을 축소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오히려 미국 은행으로부터 달러를 지원받은(통화 스와프를 의미하는 듯) 한국이 우즈베키스탄 투자를 줄이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