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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영화 미개봉 대표작 50여편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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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영화 속의 동성애는 이미 우리에게 낯선 소재가 아니다.'크라잉 게임''필라델피아''버드케이지'등 대중적인 상업영화에서도 동성애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왔으며 지난해엔 박재호감독의 '내일로 흐르는 강'이 동성애를 정면에서 다

룬 첫 한국영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제 영화계에서 동성애는 단순한 소재의 문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다뤄지고 있느냐가 쟁점이 되고 있는 단계에 있다.그래서 80년대 후반 이후 서구에서는'퀴어 시네마'(Queer Cinema)란 개념이 생겨나 이에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

뤄지고 있다.퀴어 시네마는 단순히 동성애자가 등장하는 '게이영화'혹은'레스비언영화'와 구별된다.

퀴어 시네마로 분류되는 작품들중 국내에 개봉된 작품은 거의 없다.구스 반 산트감독의'아이다호'가 개봉되고 비디오로 출시된 정도다.

하지만 오는 6월이면 퀴어 시네마의 대표작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을 것같다.50편이 넘는 퀴어 시네마 장.단편을 상영하고 퀴어 시네마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될'서울 퀴어 필름 앤드 비디오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숭아트센터가 기획하고 게이운동가인 서동진씨가 프로그래머를 맡아 작품 섭외를 진행하고 있는 이 퀴어 시네마축제엔 토드 헤인즈.그랙 애러키.톰 칼린.제니 리빙스턴 등 선댄스영화제 같은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퀴어 시네마감독들의 대표

작들이 망라될 예정이다.

“퀴어 시네마라는 새로운 경향을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평가하는 자리로 만들 것”이라는 서씨는“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역사적.사회적 조건에 의해 변화돼 왔다.퀴어 시네마도 단순히 영화적인 미학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것이 이번 영화제를 마련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영화제는'뉴 퀴어 시네마의 경향들'과'퀴어 시네마 단편들' 2개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장편극영화들을 상영할'뉴 퀴어 시네마의 경향들'에서는 영국감독 데릭 저먼의'비트겐슈타인'과 '가든',흑인감독 아이작 줄리언의 '젊은 영혼들의

반란''프란츠 파농:검은 가면,흰 피부',91년 선댄스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토드 헤인즈(미국)의'독약',퀴어 게릴라 감독이라 불리는 그랙 애러키(미국)의'토털리 퍽트 업''리빙 엔드'(사진),역시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톰 칼린(

미국)의'졸도',레스비언감독 체릴 듀네(미국)의 '워터멜론 우먼'과 바버라 해머감독의'바이틀 사인',흑인감독 말론 릭스의'애국가'등 대표작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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