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저널>중국 심천특구 위상 흔들- 밀수.매춘등 사회惡 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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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선전(深수)경제특구는 '개혁 중국'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안고 있다.중국 전역에서 몰려온 3백50만명이 거주하는 선전의 빌딩숲과 첨단 제조업,떠들썩한 증권시장,가라오케와 거리의 매춘부들은 모두 중국의 개방정책을 주도한 덩샤오핑(鄧小平)의 몫으로 남아 있다.

鄧은 논.밭만 가득하던 선전을 중국식 자본주의의 실험장으로 바꿔놓았다.

鄧의 죽음과 함께 이제 선전특구는 중국에 등장할 새로운 리더십의 잣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선전이 장쩌민(江澤民)통치 이후에도 기존의 정책줄기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江은 선전의 라이벌 도시인 상하이(上海)시장을 지냈다.

아직은 선전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는 듯 보인다.지난해 선전특구의 경제성장률은 16%에 달했고,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인도 전체가 유치한 금액과 맞먹었다.1인당 국민소득은 중국 전체 평균의 8배에 달하는 1만4천9백40위안(약 1천7백94달러)이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현재 가장 부유한 도시로 부상한 선전이 江치하의 중국에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징후도 있다.베이징(北京)당국은 선전의 무분별한 자본주의가 매춘.유괴.밀수등 각종 사회악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선전의 느슨한 사회통제를 비판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내륙이나 북부지방으로 옮겨감에 따라 외국의 투자 약속도 지난해 95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여기에다 최근 몇년간 임금도 치솟았다.

선전은 또한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제공하던 낮은 세율과 자율적인 의사결정권등 몇가지 인센티브를 상실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실제로 江의 확실한 지지기반인 상하이는 최근 선전의 특권을 빼앗아 가고 있다.

한 예로 베이징 당국은 상하이 소재 외국무역회사들에 수출입 업무를 허가하려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맞서 최근 선전의 신문.방송들은 鄧이 개혁에 미온적이었던 정부 관료들을 몰아낸지 5주년 되는 날을 떠들썩하게 보도했다.중국에서 鄧이 남긴 정책을 가장 충실하게 지키려는 곳이 있다면 이는 선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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