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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이사람>미원농장 사장 마재현씨-돈육 맛내기 비법 '돼지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돼지라면 미련한 동물의 대명사지만 그 미련한 돼지도 도축장에 들어서면 스트레스를 받아요.그래서 그냥 도축하면 고기가 질겨 맛이 없기 때문에 도축전 하룻동안 음악도 틀어주고 샤워도 시킵니다.”

'하이포크'란 브랜드의 돼지고기를 생산.판매하는 미원농장 마재현(馬材炫.53.사진)사장.고려대 상대와 전남대 경영대학원을 졸업,산업은행에서 근무하다 76년 ㈜미원으로 옮겨와 전무까지 맡고 94년말부터 미원농장 사장을 맡고 있다.매사

에 철저한 프로정신을 발휘하는 그는 미원농장 대표를 맡은지 2년여만에'돼지박사'가 다됐다.

돼지를 도축하기전 음악을 틀어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맛 차이가 과학적으로도 해명된단다.돼지고기가 가장 맛있는 산도(酸度)는 PH6~7정도인데 음악을 틀어주면 이 산도가 유지되고 그렇지 않고 도축하면 산도가 8~9까지 올라간다는

것.때문에 미원농장에서는 도축하기전 24시간동안 모차르트 음악등을 틀어주고 겨울에는 더운 물로,여름에는 찬물로 샤워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돼지박사에게 요즘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오는 7월부터 돼지고기가 완전 수입자유화되기 때문에

값싼 수입 돼지고기가 쏟아져 들어와 국내 양돈산업이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여건이 어렵다는 것이다.바로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냉장육 중심의 유통체제로 바뀌면 된다는 것.

돼지고기도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냉장육과 냉동육의 맛 차이가 현격하다.그런데 수입 돼지고기는 수송거리상의 문제로 대부분 냉동상태로 들어올 수밖에 없어 국산 돼지고기가 냉장유통되면 적어도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구워먹는 돼지고기시장은 지

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원농장의'하이포크'는 이에 대비,진작부터 햄.소시지등 가공용을 제외한 일반육은 전량 냉장육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중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돼지고기는 거의 냉동육(도매가격 ㎏당 6천5백~7천원)이어서 값싼 수입냉동육(5천~5천5백원)과의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馬사장은 일본이 연간 30억달러에 가까운 돼지고기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양돈이 대일(對日)수출농업으로 제격인데 수입돈육에 나가떨어지면 아무것도 안된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글=유진권.사진=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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