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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기숙학원 보내려면 단체·통제 생활 잘 견뎌낼지 진단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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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진과 프로그램 꼼꼼히 따져야 중국 난징시 하이얀중학교로 조기유학을 갔다 2004년 집안 사정으로 귀국한 박종호(19·한성대 경영학과 1)씨. 박씨는 경복고 1학년 2학기에 편입한 후 내신 점수가 바닥을 쳐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재수 기간 중 기숙학원에서 공부한 박씨는 언어와 외국어가 각각 5등급, 사회탐구 2과목이 5.5등급 올랐다고 한다. 박씨는 “경제적 부담은 컸으나 TV, 인터넷, 휴대전화 등 ‘3무(無) 공부 환경’을 잘 활용해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기숙학원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형학원 프랜차이즈이건, 일반 기숙학원이건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기숙학원은 보통 3학기제로 운영된다. 1학기(3~6월)는 교과서 개념학습에 중심을 두고 ‘반수생’들이 들어오는 2학기(7, 8월)에는 과목별로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 준다. 3학기(9, 10월)에는 실전 중심의 문제 풀이 학습을 한다. 특히 ‘가짜 강사’를 내세워 과장 광고를 하는 학원도 있으므로 강사진이 실제 강의를 하는지, 특강을 하는 강사를 ‘대표 강사’로 내세우진 않았는지 따져본다.

기숙학원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은 후 학원을 방문해야 한다. 수험생이 직접 청강을 해보는 게 낫다. 한국기숙학원협의회 김재성 회장은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담임 교사나 학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녀의 학습과 생활 습관을 체크해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개인주의 성향 강하면 오히려 역효과 기숙학원은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 양평, 이천, 용인, 포천 등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수능 때까지 10개월을 가족과 떨어져서 학원이 정한 스케줄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요즘은 예전처럼 엄격한 통제를 하지는 않는 편이다. 학부모가 동행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외출을 허락하는 학원들도 있다. 우선 기숙학원에서 단체 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는지를 ‘자가진단’해야 한다. 독서실에서 ‘나 홀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수험생들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김 이사장은 “특히 공부방을 혼자 쓰던 예민한 성격의 학생들은 단체 생활에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대적인 학습 시간이 늘기 때문에 기초학습이 안 돼 있는 학생들의 성적은 오르는 편이다. 그렇다고 성적이 상향곡선을 치달을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특히 최하위권 학생들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재수 성공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숙학원 중에는 남학생 전문 학원이나 경찰학교·사관학교 전문 학원도 있다. 한 달 수강료는 보통 150만~190만원이다. 입학금으로 50만~8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 편이다. 학원마다 요가 강의나 체육대회, 등산, 심리 안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 주고, 홈페이지를 통해 학부모가 자녀의 생활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전시설 수준은 반드시 미리 점검해야 한다. 심지어 불법 콘센트 막사를 이용해 학원시설로 이용하는 곳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부 대형 학원은 시설이 낡고, 교육환경 주변에 공장과 창고들이 있다. 모집 학생 수에 비해 시설이 충분한지, 교실당 인원은 적정한지 따져봐야 한다. 일부 학원은 한 방에 20~30명씩 ‘군대식 내무반’처럼 운영해 학생들이 불편해 한다. 또 공동 샤워장과 공동 화장실, 구내식당 등 학생들이 1년동안 사용하는 시설이니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판단해야 한다.

언어, 수리, 영어는 기숙학원의 클리닉 수업으로 집중수업이 가능하지만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는 과외나 특별수업을 받기 쉽지 않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시내 학원에 비해 적다는 점도 맹점이다.

박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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