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우표 인쇄방식 연구 97국제우표전시회서 금은상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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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찰이라고 취미도 없이 거친 생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선 경찰관이 우표 인쇄방식을 연구한 책을 펴내'97국제우표전시회'에서 금은(金銀)상을 수상했다.

부산강서경찰서 이문호(李文鎬.50.경사)감찰계장은 35년동안 20만장의 우표를 수집한 우표광.

李경사는 우리나라에서 69년부터 93년까지 그라비어 방식으로 발행된 우표를 소개.설명하는 책'그라비어 보통우표 1969~1993'을 2월12일부터 5일간 아시아우취연합(FIAP)주최로 홍콩에서 열린 이 전시회에 출품,금은상을 수상

했다.그라비어는 가로.세로 1㎜의 점 안에 2백여개의 색상을 따로 따로 집어넣어 인쇄하는 가장 정교한 인쇄방식.

李경사가 그라비어 인쇄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5천만여장을 찍으면 동판이 마모돼 새로 판을 만들면서 판형에 따라 같은 우표라도 선형이나 색상에서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판형에 따른 우표의 차이에 매료됐던 李경사는 지난해 12월 아예 지금까지 자신이 발견한 그라비어 인쇄 우표의 판형별 차이점을 4백여쪽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李경사가 모은 우표중에는 1950년부터 3년간 발행된 6.25참전 22개국 기념우표 44종,1884년 발행된 우정국 우표등 희귀우표도 있다.

해외우표를 구하느라 미국.스웨덴.영국.호주 등에 10여명의 펜팔 친구를 두고 우표를 교환해온 것도 李경사의 재산.

앞으로 李경사는'경찰관련 우표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경찰관의 얼굴이나 지문,경찰학교 모습등 경찰기구.인물.각종 건물 등을 소개하는 우표가 자주 발간됩니다.”

지금까지 李경사가 수집한 국제경찰기구와 각국의 경찰관련 우표는 2백여장.

'우표안에 그려질 만큼 친근한 경찰'을 보여주려는 것이 李경사의 생각이다. 〈부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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