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총재 내각제 또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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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취임4주년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지켜본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25일 권력구조 문제를 또 다시 거론했다.

그는“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는 대통령제가 계속되는한 부정과 부패는 척결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내각제 개헌만이 국정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의 관심이 온통 내각제에 집중돼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JP의 이같은 의지는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제2야당이라는 자민련의 위상 때문에'소수의견'에 머무르던 내각제 개헌론은 한보사태로 인한 정국혼조가 계속되면서 점차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빅카드'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아가고 있다고 자민련 관계자들은 희망을 갖기 시작

했다.

특히 신한국당의 대선체제 구축.국민회의 전당대회등 본격적인 정치일정이 시작되는 5월께는 내각제로의 타협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신한국당쪽에서도“현재 자민련측과 여러 채널에서 대화가 진행중”이라며“5월께면 수용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관측하는 이들이 있다.

YS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최종시한은 신한국당이 대선체제에 들어가기 전까지가 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발언이다.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은“YS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내각제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아직 그 시기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같다.

국민회의측에서는 신한국당과 자민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각제는 요즘 중진의원들간의 모임에서 자주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 때문에 내각제에 대한 긍정론이 대두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의식하는 분위기다.

벌써부터“결국 YS가 내각제를 수용할텐데 그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일부에선 DJ를 배제한 YS-JP연합구도의 출현가능성을 경계하기도 한다.

YS가 내각제로 돌아설 경우 DJ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때문에 5월로 예정된 국민회의의 전당대회가 권력구조변경 여부와 관련해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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