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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총리 이임식 표정] 盧대통령·각료 일어서 이별 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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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건 총리가 25일 국무회의에서 이임사를 끝낸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각료들은 기립해서 이별의 박수를 보냈다.

高총리는 盧대통령과 총리직무대행을 맡게 될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악수한 뒤 바로 퇴장했다.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회의 전 高총리가 李부총리에게 악수를 청하자 李부총리는 자신의 넥타이를 살짝 들어보이며 "오늘은 밝은 넥타이를 매고 와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高총리에게 "저에게 허락도 안 받고 그만둬도 되나요"라고 조크를 했다. 高총리는 웃으며 "아… 법무부 장관에게 허락의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건가요"라고 화답했다. 원칙과 시스템을 경시했던 무리한 개각이 초래한 '高총리의 제청권 거부 사태'파문은 이날 高총리의 사표 수리로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갔다.

盧대통령은 高총리의 퇴장 직후 '3개 부처 개각 불변'입장을 밝히며 내각을 다독이고 나섰다. 우선 통일.보건복지.문화관광부 장관 등 교체 대상 부처의 장관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盧대통령은 "사전에 미리 장관의 변화에 대해 당쪽에 통고를 해줘야 당직과 국회직 문제에 대해 대비할 수 있다"며 "그쪽(정당)에서 논의가 있게 마련이라 보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盧대통령은 또 "나는 지금 내각이 참 좋다"며 "변화된 정치상황을 수용하려다 보니 교체되는 분께는 섭섭하고 미안하다"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

高총리 사퇴에 따른 후속 일정도 가닥을 잡았다. 새 총리가 국회 인준을 받는 시점까지는 이헌재 총리직무대행이 부서(副署)권, 국무회의 심의권, 행정 각부의 통할권 및 행정감독권, 국회 출석.발언권, 총리령 발령권 등 헌법상 총리 권한의 대부분을 행사할 수 있다. 헌정사상 세번째의 총리대행이다. 진의종 전 총리의 사위인 이헌재 부총리는 2000년 5월 19일 박태준 총리가 재산 의혹에 휘말려 하차한 뒤 이한동 총리서리가 임명되기까지 나흘간 직무대행을 맡아 두차례의 총리대행을 하게 됐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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