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국정>3.불신당한는 공권력-미국.일본 검찰은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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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극도의 불신을 받고 있는 우리 검찰과 달리 미국.일본등 외국 검찰은 권력형 비리의 예외없는 단죄로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현직 대통령의 사임,전직 총리의 구속등 정치적 타협을 모르는 성역없는 수사는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

가 국가발전과 민주주의의 보루임을 실감케 한다.물론 이들 나라에서도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정치권력의 간섭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다만 자리를 걸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싸우는 일선검사들의 노력이 우리와 다를 뿐이다.

◇미국=특별검사제도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사실상 확립했다.74년 리처드 닉슨대통령을 사임케 한 워터게이트 사건이 대표적인 케이스.철저한 수사로 닉슨의 혐의를 죄어온 아치볼트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시키라는 닉슨의 지시에 리처드

슨 법무장관마저 반발하며 사임했다.또 이란-콘트라사건때 로런스 월시 특별검사는 존 포인덱스터.로버트 맥팔레인.올리버 노스 국가안보회의보좌관등 레이건 행정부의 핵심인사를 기소했다.92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 특별사면령을 내

리자 월시 특별검사는“부시 대통령도 이란-콘트라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현직대통령까지 몰아붙였다.

◇일본=우리나라와 제도가 비슷하나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몸을 던지며 외압을 막아 낸 선배검사들의 전통을 자랑한다.76년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총리가 관련된 록히드사건이 터졌을때 후세 다케시 검사총장은“모든 책임은 내가 진

다.여러분은 사표같은 것은 절대 생각하지 말라”고 수사팀을 독려했다.그가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쿄(東京)지검 특수부의 홋타 쓰도무 검사에게“네가 검사냐,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상을 규명하라”고 호통친 일은 유명하다.

또 사토 미치오 삿포로 고등검사장은 92년 9월 도쿄지검의 사가와규빈(佐川急便)사건처리와 관련,“국민이 알고 싶은 것을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의 직무유기”라며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자민당 부총재에 대한 약식기소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로부터 6개월후인 93년3월 도쿄지검은 가네마루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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