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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역사소설이 논술의 왕도- 대학 수석합격자 40명 설문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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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97학년도 수능시험 전국수석에 이어 서울대 전체수석을 차지했던 서준호(18)군.서울대 합격후 첫 소감이“자연과학과 문학서적등을 폭넓게 읽은 것이 논술시험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대학 수석합격자들이 논술'실전'에 최고로 꼽는 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교보문고가 최근 전국 각 대학 수석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독서행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국내작가가 쓴 대하역사소설을 논술의'왕도'로 믿는다

.논술이 요구하는 종합사고력과 추리력.교양은 물론 어휘와 문장력까지 얻는데는 대하역사소설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서울대.한양대.경희대.서강대.이화여대.포항공대등 전국 각 대학의 수석합격자 40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이번 입시에 도움이 됐던 책을 후배들에게 추천하라면 어떤 것을 꼽겠는가'라는 설문에는 이문열 평역의'삼국지'(민음사)가 11명으로 단연 앞섰다.조정래씨가'태백산맥'(해냄)과'아리랑'(해냄)을 각각 2위와 5위에 올려놓아 수험생들의

최고 인기작가로 군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3위는 구인환 서울대교수가 국내대표 단편을 5권으로 묶은'고교생이 꼭 알아야할 소설'(신원문화사)로 나타났다.이어 지학사에서 펴내는 월간 논술잡지'고교독서평설'과 디딤돌출판사의 논술강

의서'디딤돌 대입논술'이 각각 4,6위를 차지했다.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책은 위의 책을 포함 19종.박경리의'토지'(솔),김정현의'아버지'(문이당),한국단편문학을 모은 10권짜리'에센스 한국단편문학'(한양),이은성의'동의보감'(창작과비평사),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생 텍쥐페

리의'어린왕자'등이 문학분야에서 많이 읽혔다.

인문분야에서는 유홍준 영남대교수의'문화유산 답사기'(창작과비평사)와 시오노 나나미의'로마인 이야기'(한길사)가 각각 2명의 추천을 받았다.이규태의'이규태칼럼집'(기린원),국어교재편찬위원회가 엮은'명칼럼'(박영사)이 오른 것도 눈길

을 끈다.과학서적으로는 루이스 앱스타인의'재미있는 물리여행'(김영사),제임스 클리크의'카오스'(동문사)가 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이 고등학교 3년동안 읽는 독서량은 만화와 잡지를 제외하고 평균 34권이었다.일부 수석합격생의 경우 성인 뺨칠 정도의 독서열을 보인다.숭실대 강효정양의 경우 박경리의'토지',토드 부크훌츠의'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이야기'(김

영사),유시민의'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푸른나무)등 무려 1백권이나 독파해 수석합격자중 가장 많은 독서량을 보였다.대전대에 수석합격한 이창현군도'태백산맥''고교생이 알아야할 소설',홍명희의'임꺽정'(사계절),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현암사)등 90여권이나 읽었다.

논술과 독서의 상호관계에 대해서는 설문자의 80%가'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해 독서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일반인의 예상과 달리'현행 교육제도가 폭넓은 독서에 걸림돌이 되는가'라는 설문에는 62%가'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있다.

이 자료는 설문조사 대상이 40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에도 불구,다른 많은 권장도서 목록과는 달리 고등학생 본인들의 시각이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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