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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록.김영춘.박재경 부상-김일성 死後 북한군부 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일성(金日成)사후 북한군부는 당정분야보다 비교적 많은 변화를 겪었다.김정일(金正日)의 통치활동 자체가 군부를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변화는 우선 항일 빨치산 또는 혁명 1세대로 불리는 원로들의 퇴장으로 시작됐다.

오진우(95.2)와 최광(97.2)두 전임 인민무력부장의 자연사를 비롯,김일성 사후 현재까지 사망한 주요 군인사는 모두 6명.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봉률(95.7)과 박중국(96.10),당중앙군사위원 주도일(94.7),대장 손종준(

95.3)이 세상을 떴다.

이들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인사와 함께 김정일의 측근인사 포석이 가속화되면서 군부인물들의 부침(浮沈)은 거듭됐다.김정일은 원로그룹이 떠난 자리를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예 장성들로 채워나갔다.

오진우의 직계인물로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이던 이봉원은 전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이봉원은 반 오진우파에 밀려 회의석상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실신한채 들려나갔다는 후문이다.오진우파의 몰락이 급작스레 이뤄졌음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이 자리는 후방총국장에서 옮겨온 현철해 대장이 맡고 있다.

당군사부장을 맡고 있는 이하일도 차수 그룹으로는 유일하게 최광의 장의위원 명단에 빠져있다.지난해 초까지 김정일을 몇차례 수행했던 이하일은 하반기부터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권력전면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장의위원에 들어있기는 하지

만 당군사위원인 대장 김명국도 이하일과 비슷한 시기부터 김정일 수행에서 배제됐다.

김정일을 공식수행하는 면면으로도 핵심측근을 짐작할 수 있다.김정일은 지난해 공식활동 횟수중 70%에 이르는 40여차례를 군부대 방문등 군관련 행사에 집중했다.

수행횟수로 볼때 가장 측근에서 김정일을 보위하는 인물은 현철해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같은 총정치국 부국장인 대장 박재경과 포병사령관 대장 김하규등도 떠오르는 별들이다.특히 박재경은 이달초 김정일의 55회 생일을 맞아 단행된 승

진인사에서 대장으로 승진했다.박재경과 함께 대장으로 진급한 주장성과 김성규도 95년10월 당창건 50주를 맞아 김정일 표창을 받았던 인물이다.95년10월 당창건 50주에 맞춰 임명된 군총정치국장 차수 조명록과 총참모장 차수 김영춘도

중요일정에 김정일을 10여차례 이상 수행,군부의 핵심세력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최광의 사망에 따라 차기 인민무력부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인물.특히 김영춘은 오진우나 최광이 모두 총참모장을 거쳐 무력부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후보 0순위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당분간 제1부부장으로서 인민무력부장 업무를 대행할 김광진 차수도 무력부장에 거론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고 야전경험이 부족한 행정군인 출신이어서 장담키 어렵다.

호위사령관 이을설 원수는 주로 상징적인 역할만 하고 있어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진들의 부상은 김정일 체제의 출범이 가까울수록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9월 강릉 잠수함침투사건의 군부내 실무총책으로 알려진 총참모부 정찰국장 김대식이 최근 군수뇌부와 함께 김정일 공식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그의 건재는 잠수함 사건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일의 매제(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張成澤)의 맏형이자 호위총국장 장성우(張成宇)는 지난해 10월 김정일의 서해안 부대방문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후 활발한 움직이고 있다. 〈이영종 기자〉

<사진설명>

김정일을 에워싸고 군사훈련을 참관중인 김광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과

오진우.최광 전인민무력부장(왼쪽부터). [통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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