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공동브랜드 도입 확산-자금.조직력 부족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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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래도 살길은 공동브랜드 뿐이다.”

중소 구두업체들의 공동브랜드인 '귀족'이 연합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부도를 낸 뒤에도 이삿짐.가구업계등 중소기업들의 공동브랜드 도입붐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자본도,조직도 달리는 영세업체로서는 품질이나 가격을 어지간히 개선해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변변히 광고 한번 내보낼 수 없는 한계를 여럿이 뭉쳐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대림동의 협동화물등 전국 52개 중소 포장이삿짐업체들은'코끼리'라는 공동브랜드를 쓰는 대리점 연합체로 탈바꿈,25일 출범식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들은 상호까지'삼호익스프레스 대리점'으로 바꿔달고 전국적으로 단일 전화번호(080-3535-114)를 쓰기로 했다.또 지역간 공조를 통해 인건비.교통비를 절감,가격을 인하시키고 무료로 집안가구 재배치 서비스를 해주는등 평생 애프

터서비스제도 도입키로 했다.

㈜삼호익스프레스 정환창사장은“52개 업체 1백여대의 이사전용 차량이 단일 브랜드를 달고 전국을 누비는 것만으로도 광고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체인망이 정비되는대로 화물운송.택배사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

다.

가구업계의 경우 지난해 10월 예목가구등 중소가구업체 1백10곳이'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공동브랜드로 일산신도시에 판매장을 낸데 이어 올들어 서울 노원점등 6개 매장을 더 열었다.

이밖에 아씨방등 1백40여개 가구업체들이'21세기 가구랜드'라는 공동브랜드로 지난해 12월 안산점을 연데 이어 올들어 경기도안양,인천계산동등에 잇따라 점포를 열었다.또 지난 17일에는 파로마등 50여개 업체가'뿌리깊은 나무'라는

공동브랜드로 일산에 1호점을 냈다.

'뿌리깊은 나무'김규원사장은“물밀듯 밀려오는 수입업체,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중소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공동브랜드를 통해 힘을 모아 소비자신뢰회복.원가절감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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